순애보

by 선우

나는 여기 있는데

너는 다른 곳만 보는데


흐느끼는 너의 뒷모습

가냘프게 떨리는 등이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너를 안아주고 싶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어

나는 그럴 수가 없어


너를 상처 준 그 사람

네 마음을 가져간 그를

길거리에서 마주쳤어


너였구나 내 사람을 울린 게


고작 너였구나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어

너만 울고 있잖아

얘는 웃고 있잖아


주먹부터 오고 갔고

터진 입술에서 나오는 피맛이

꽤나 뿌듯했었다고


배실배실 웃는 내게

너는

그 사람에게 왜 그랬냐고

그 사람을 왜...

네가 신경 써야 하는지 모르겠어


할 수 있다면

안아주고 싶어


하지만 난 그럴 자격이 없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허무의 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