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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Mar 22. 2022

순애보

나는 여기 있는데

너는 다른 곳만 보는데


흐느끼는 너의 뒷모습

가냘프게 떨리는 등이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너를 안아주고 싶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어

나는 그럴 수가 없어


너를 상처 준 그 사람

네 마음을 가져간 그를

길거리에서 마주쳤어


너였구나 내 사람을 울린 게


고작 너였구나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어

너만 울고 있잖아

얘는 웃고 있잖아


주먹부터 오고 갔고

터진 입술에서 나오는 피맛이

꽤나 뿌듯했었다고


배실배실 웃는 내게

너는

그 사람에게 왜 그랬냐고

그 사람을 왜...

네가 신경 써야 하는지 모르겠어


할 수 있다면

안아주고 싶어


하지만 난 그럴 자격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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