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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Apr 09. 2022

반환점

42.195km

길이의 딱 반 정도

그만큼은 온 거지


21.0975km

길이의 노력 정도 딱

그만큼은 도착한 거지


차고 넘쳐흐르기 위해선

아직도 무수히 잦은 실수가 요구되는 거지


독성을 띈 지워낼 수 없는 문신과 같은

습작의 집착이 싹을 피워 줄기를 뻗어나갈 때


그때인 거지

잘라내야 할 때가


이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야


가야만 하는 길이 어디인지

가고 있는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내가 걸어왔던 길

뾰족한 돌 가득한 허허벌판

그리고

내 발자국 이미 다른 누군가에게 빌려

그저 그 길 스쳐 지나온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라고 해도


다들 나를 지나쳐 가라

어깨를 치고 가도 좋다


멀리서부터 눈에 띄던

올곧게 뻗어오른 떡갈나무

결 마디에 손을 경건히 올려놓고, 이젠 안녕


힘차게 반대로 뛰어


나를 지나쳐 가던 사람들의 방향의 그 반대로

사람들이 지나치는 것인지

내가 그 사람들을 지나쳐 가는 것인지

대답 중요하지 않아

심오한 뜻 필요하지 않아


가야만 하는 나의 길에

내가 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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