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었다
처음 만난 것은
엉성한 행동과
삐걱거리는 말투가
분명 이번에도
일을 그르칠 것이라고
경고등이 울렸다
그러나 왠지
이번만큼은
리허설 없이
한 번에 성공할 것 같은 기분
너의 앞에서 환하게 웃었다
너도 나와 함께 웃었다
그렇게 우리는 화사해졌다
봄에 오는 눈처럼
백만분의 일의 확률로
만났고 사랑했고
같이 걸어왔다
36.5도보다 조금 식은 상태
조금의 차이가 불러온 위기
조각난 애정 찐득한 아픔
한번 다친 발목이 무리하면
옐로카드로 알려주는 것과 같이
다친 곳을 또 다치는 것처럼
우리는 서로의 마음
어느 한 구석을
돌을 들고
치고 또 치고
멍이 들게 했다
다친 마음이 말을 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우리의 첫 날로 돌아가 희망을 보자
당신의 얼굴이 푸른 하늘에 동실동실 떴다
백만 분의 일
지나와버린 행복
잊지 못할 너와의 기억
사랑
행복
눈물
그러나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바로 그때의 너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