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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May 08. 2022

작은 숨

마이크로미터의 영역에 해당하는

작은 숨이 기지개를 켜고 기상했다

조그만 오두막에서

이리 쿵 저리 쿵

요동치다가


살았다


엄마의 뱃속에서

시간을 빌리고 나온 아이는

슬며시 눈을 떴다


커피머신보다 무당벌레가 좋던 아이는

자라고 자라


격변의 시기를 맞았다


부모님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잘 못 산다는데


혼나기도 했겠고

울기도 했겠고

그 와중에 억울하기도 했겠고


살다가 무심코 맞닥뜨린

기억의 편린에

관자놀이가 마비되듯 아파오던 날


문자를 보냈다


나 낳은 거 후회해?


- 아니


왜?


- 너도 나중에 부모 되어보면 알아


마이크로미터의 영역에 해당하던

작은 숨은 눈에 띄게 커버렸다

그늘이 깊게 잠든 어느 꿈에서

작은 숨은 귀에다가 속삭였다


와!

정말이지 행복한 모험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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