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의 하루는 어땠어?
힘들었던 사람도
슬펐던 찰나도
행복했던 순간들도
그 어떤 이야기라도 좋아
가만히 앉아 들어줄게
아무런 충고도
아무런 조언도
하지 않을게
잠자코 듣기만 할게
너의 이야기를 한 소절씩 듣다 보면
너의 말들이 내 마음에 확실히 닿아
음표가 악보에 자리를 찾아가듯이
모든 감정은 제자리가 있단다
울지 마
대신
울어도 돼
아프지 마
대신
아파도 돼
너에겐 나의 모든 찰나를 허용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민들레 홀씨의 낙하지점이 나의 오랜 벗의 창가에 사뿐히 날아가 앉았을 때 세월이 지난 편지를 몰래 보는 것 같았다. 하나의 튤립이 담겨있을 화분에 무단 침입한 민들레는 바람의 풍향을 홀홀 거리며 리듬을 탄다. 문득 시를 쓰던 손바닥만 한 종이를 접어 맞은편 너에게 날린다. 창문에 달린 종소리 사르륵하고 울리고 고개를 젖힌 너의 어깨 위로 민들레 홀씨가 이사를 했다. 작디작은 손으로 소중히 들어 올린 씨앗을 너는 한동안 비어있던 도자기 화분에 정성을 담아 꼭꼭 심어주었겠지. 그리고...
내가 날린 종이비행기 속 진심
그를 눈빛에 담아준
너를 향해 내가 웃고
나를 향해 네가 웃고
그렇게 우리는 함께 웃었다
오늘의 하루는
무탈하게
소박한 설렘을 안고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