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단상

by 선우

벗겨진 매니큐어

버스 손잡이를 잡으려다가

움츠려버렸다


진짜 별거 아닌데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괜찮아 다들 못 봤을 거야


집으로 가는 내내

괜히 신경이 쓰여서

손톱을 물어뜯다가

방지턱에서 급정거

이마를 버스 기둥에 턱

부딪히고 나서 보니


시뻘건 핏방울이 고였다

벗겨진 보라색 매니큐어


별일도 아닌데

마음속 아이는

하루 온종일 울어재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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