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사람들이 살기 전부터
하늘의 어느 별에는 서로 무척이나 사랑하던
한 쌍의 새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이유 때문에
한 마리는 지구로- 한 마리는 달로-
멀리 헤어지게 되고 말았다.
서로 너무 사랑했지만
아무런 약속도 없이 헤어지게 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지구에 있던 새는 자신의 짝을 그리다 그리다
슬픔이 병이 되어 죽고 말았고
달에 있던 새만이 그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짝이 있을 거라 믿는 지구를 향해서
오늘도 쉬지 않고 날아오고 있다.
우리는 그 한 마리 새를 ‘달빛’이라 부른다.
나도 무엇인가를 향해 나는
한 마리 새이고 싶다.
끝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해도
희망을 품은 한줄기 달빛이고 싶다.
그래야 견딜 수 있을 테니
힘든 세상 견디는 빛일 수 있을 테니
김시헌 시집 '장미에 입을 맞추는 이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