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비약(Flight of Idea)

일러두기

by Yuie Coree

(경)조증*((hypo)mania) 증상 중에 Flight of Idea(사고의 비약)라는 게 있다.

한꺼번에 과하게 많은 생각이 들거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주제를 탈선하며 물밀듯이 생각이 떠오르는 걸 말하는데-

*(경)조증: 일정 기간 이상 기분이 많이 들뜨고 오버하거나 과민해지며, 말/생각/활동/성욕 등의 양이 예사롭지 않을 정도로 과해지는 증상. 조증은 주변이 감당 못할 정도의 사고를 치거나 수습이 안 될 정도로 심하게 많은 일을 벌여 놔서 누가 봐도 대책의 필요성을 느끼는 반면, 경조증은 오히려 좋은 성과를 내거나 그냥 밝고 쾌활해 보이는 정도도 많아서 진단이 쉽지 않다.
우울증만 있으면 우울장애, 조증이나 경조증 진단이 동반되면 양극성장애(조울병). 이해를 돕기 위한 개략일 뿐, 정확한 진단 체계는 훨씬 복잡하다.


실은 나도 잘 그런다.


내 경우는 경조증의 잔존 증상 정도이기는 한데, 과거를 반추해 보면 Flight of Idea 외에도 경조증 진단 기준에 얼추 들어맞는 정도. 10대 초중반에서 20대 초반까지 아슬아슬 양극성장애 2형*이었던 것 같다. 20대 초중반부터는 역치 미만.

*조증 에피소드가 있으면 1형. 조증 병력 없이 경조증만 있으면 2형.
2형은 우울장애나 다른 병으로 오진되기도 쉬워서 기분조절제가 아닌 항우울제를 잘못 먹고 (경)조증이 발발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에세이, 소설, 시 같은 글쓰기가 은근히 도움 된다. 증상(?)을 무리해서 억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쓰면서도 사고를 정리하는 연습에 좋은 것 같다. 논문이나 보고서 같은 건 처음부터 엄격한 형식과 절차에 맞춰야 하니까.


그리고 가끔은 글을 쓰다가 '유달리 쓸데없이' 뭔가를 덧붙이려고 했음을 깨달을 때면,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아, 나는 누가 이 부분을 알아줬으면 하고 내심 바랐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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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글쓰기는 자신을 돌아보는 작업이라더니.

'쓸데없어 보이는' 부분에 화자의 숨은 속마음이 보인다니, 흥미롭다.





지금은 이 정도는 아닙니다. (아마도)



*위와 같은 경우에도 누가 '갑자기 뭔 소리야?'라고 물어보면 주말-영화-ER-코로나-무병장수를 거쳐서 나온 말임을 설명해 줬고, 친구들은 빵 터져 웃고는 했다. 공원에 대한 얘기는 ok라고 답한 순간 상대가 더 얘기를 꺼내지 않는 이상 이미 내 안에서는 일단락된 화제였다고 보면 된다. 지금 같으면 물론 공원에 대한 말을 좀 더 이어나간다.




이어지는 이야기.

https://brunch.co.kr/@secretopenspace/207





https://www.youtube.com/watch?v=jFKBR1ggT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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