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죽음에서 출발한 생

가망이 없던 아기의 회생, 그것이 나의 첫 번째 승리였다.

by 김진용 GSG의장
필자의 생후 6개월 무렵

나는 죽음으로 태어났다 – 가장 연약했던 아이가 가장 강한 사내가 되기까지

내가 처음 세상에 도착한 순간, 사람들은 환영보다 걱정을 먼저 건넸다.
해군 하사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나는 ‘전사(戰士)’의 아이가 아니었다.
숨소리가 약했고, 팔다리는 힘이 없었으며,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몇 차례나 생사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의사는 말했다.
“아기가 많이 약합니다. 면역도 낮고, 자주 울고, 많이 놀랍니다.”
나는 정말 많이 울었다. 하루에도 몇십 번씩.
몸이 아파서였는지, 마음이 먼저 무너졌는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때의 나를 살게 했던 건 단 한 가지—
어머니의 기도였다.

엄마는 나를 안고 성당으로 향했다.
늘 그랬다. 울면서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울었다.
작은 성당 유리창에 스며든 빛이,
어린 내게는 세상에서 처음 맞은 따뜻함이었다.
"하느님, 제발 이 아이만은, 살아서 건강하게만 있어주세요."
그 말은 주문처럼 내 삶에 걸렸고,
나는 그 기도 덕분에 아직도 여기에 있다.

필자의 어머니 정갑순여사 처녀시절

아버지는 훈련에서 돌아올 때마다 술을 찾았다.
속이 상하셨던 것이다.
군인이라는 자부심 속에서 아들의 연약한 모습은
그분께 너무 큰 모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엄마를 원망하듯,
"뭘 제대로 먹였어야지! 왜 이렇게 허약하냐!"
그렇게 말씀하셨고,
그 분노는 사실 사랑이었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포기하지 않으셨다.
몸에 좋다는 건 무엇이든 구해와 먹이셨다.
한방차, 각종 기름, 심지어 산에서 캔 약초, 개구리, 자라까지—
그들의 방식대로 나를 지키고, 나를 살렸다.
그 덕분에 나는,
가장 연약한 생명에서 출발해
가장 강한 생존자로, 가장 단단한 인간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


필자의 부친 총각시절


지금 돌아보면,
나는 그때 이미 죽음을 배웠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그것이 나의 첫 번째 승리였다.
말도 걷지도 못했던 사내아이는
훗날 세계 최고 위험지대에서
대통령과 아이들, 예술가와 유물을 지켜내는 경호전문가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죽음에서 시작해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작가의 메모>


어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건강하고

어떤 아이는 잘 먹고 잘 자라서 튼튼해진다.

나는 울고, 아프고, 기도 속에서 자라났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사람을 지키는 일은 기도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해병대전우회 수난 인명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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