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행을 바라는 망생이의 노래
브런치니까 집 앞 가게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쓴다.
실은 다 먹고 비싼 값에 비해서
자릿세 뽕을 못뺀거 같아서
노트북을 켜보았다.
소위 작가 지망생이라고 하면,
밥 먹고 하루종일 글 작업을 할 것 같다
생각을 할수도 있다.
하지만 음.
내 생각엔 실질적으로 타자를 치는 작업.
정말 한글 파일에 글을 기록하는 작업은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것 같다.
나만 해당되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보통은 생각을 한다.
(는 핑계로 이런저런 게으름을 피운다)
대게는 ‘나 글써야하지 않나..?’
하는 불안감과 자책감을 핑계로
담배를 펴대거나 커피를 마시며
글쓰는 태도를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면서 글쓰기를 미룬다)
꾸역꾸역 노트북 앞에 앉기를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한글파일을 켜는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어디 공모전 또 뜬거 없나, 예술 지원사업 없나
이리저리 서칭을 하다보면 1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드디어 대충 써발겨 남은 잔재와도 같은
이전에 쓰던 파일을 열어본다.
읽어본다.
역시 별로다. 진짜 별로다.
이 글을 계속 이어 써야하는데
정말 하기가 싫다.
그래도 한두줄 정도 써본다.
정말 하기가 싫다.
그렇게 비대한 '하기 싫다.' 자아와
'그래도 해 새끼야.' 자아가
잠시 싸우지만 의미없다.
노트북을 잽싸게 끄고 침대에 눕는다.
유튜브를 틀고 잠시 안온한 콘텐츠의 세계로 빠져든다.
생각해보면 하루 24시간중에 30분도 안쓰니까
하루를 100프로라고 봤을 때 0.02프로의
시간정도를 할애한다고 볼 수 있다.
이래놓고 생계형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니 정말 염치가 없군.
그래도 운좋게 갑자기 써재낀 글이 기가 막힐
확률을 기다리면서
나는 오늘도 '쓰기 싫다.' 자아와
무한 줄다리기를 한다.
그래도 오늘은 여기까지
읽어준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노트북을 잽싸게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