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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롤링jk Oct 11. 2021

더럽게 맛 없어도 또 먹게 되는 소주  또 연애!

스톡홀롬 증후군

소주는 나에겐 값싸게 빨리 취할수 있는 술일 뿐이다.

익숙한 초록빛 병에 수만번은 봤을 상표라벨.

이 맛없는 술을 찾게 될 때가 종종있다.

시원한 국물을 먹고 있을 때나

정말 힘든 일이 있을 때 그렇다.


익숙함에 속아 맛 없다는

사실을 잊고 찾게 된다.

그리고 한 모금 입에 넣었을 때 알게 된다.


‘정말 맛 없구나.’


연애와 비슷하다.

초반의 설레인다는 기분에 취하기 위해

후에 느껴질 쓴맛과 더러운 숙취를 잊는다.

그러곤 다시 연애라는 취기에 달려들게 된다.      

결국 자신을 망쳐버릴 것을 알면서도

쉽게 찾아오는 취기와 열기에 내 몸과

마음을 싼값에 내어준다.     


스톡홀롬 증후군이 따로없다.   


이건 평생 떨치지 못하는

지병같은 것이다.

잠깐 잘해주면 사랑인줄 알고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상대방이 쏜 총에 맞거나 내가 든 총으로 자살하거나. 

둘 중 하나다. 

다시 소주 얘기로 돌아오면      

소주와 연애는 닮았다.

첫사랑은 미숙해서 쓰고

그 다음 것들은 시작은 그럴 듯 했어도

끝은 항상 이별이었기에 쓰다.


나이가 들면 인생이 써서 달게

느껴질 때가 올거라는 말은 개소리다. 

언제 먹어도 맛 없다.

그중 제일 맛없는 건 단연 빨간 뚜껑 참이슬이다.

처음처럼은 고기랑 먹으면

맛이라도 빨리 없어지지.


쨌든,


연애의 끝은 필연적으로 이별이다.

난 결혼은 무덤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죽는 거 아니면 이별이니까, 

언제해도 끝은 구린게 소주랑 비슷하다.

근데 그 구린걸 왜 자꾸 반복했냐고?


20대 초반의 어느날,

세상의 모든 감정을 느껴보고 죽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이 가도

무조건 찍어먹어본다.

똥이 내 취향일때도 있었다.

그래서 그냥 했다. 연애.


나는 글쓰는 사람이 될테니까

모든 슬픔과 좌절은 상처가 아니라

글감이 되어줄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이렇게 마침내 나의 글감이 되어주었다.

떠올리기만해도 화가 명치까지 끓어오르고 

손끝, 발끝에 열 뻗치게 하는 기억도

언젠가 내가 먹고 살게 해줄 원고 뭉치로

재탄생 해줄거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쓰게 남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채 연애를 하고 있다.

 

소주도 달때가 있다.

오미자 원액이나 깔라만시에 타먹으면.

연애도 그렇게 내 기억을 미화시키고

상처도 희석시키면 달게 느껴진다.


그 쓰고 가끔 달았던 연애사를 펼쳐보려고 한다.

남의 애인 자랑은 듣기 싫어도 욕은 재밌는 것처럼

내 이야기도 100프로의 욕지거리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니 기대해주시길.



(우리 귀여운 고영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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