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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앝 Jan 13. 2019

암만 생각해도 수영은 꿀잼

글: 김선미, 그림: 김민기

 암만 생각해도 수영은 꿀잼이다. 수심 1.5M, 수영 꿈나무는 풀에서 물장구만 치지 않는다.

 수영은 대체로 남자들이 운동을 더 잘한다는 내 오랜 편견을 깨주었다. 초/중급 레인에서 여자들은 돌이 막 지난 아가들 같다. 잠시 한눈판 사이에도 새 능력을 습득한다. 조금 전까지 비틀비틀 모로 헤엄쳐 중앙선을 침범하는 모습이 마치 머리를 덜렁이며 걷는 아이 같았는데 다시 볼 땐 허리를 곧게 뻗고 성큼성큼 물살을 가른다. 말 그대로 쑥쑥 큰다.

 "여자들이 힘이 약해서 그래요."
 선생님은 여성이 남성보다 힘과 체력이 약한 경우가 많아 빨리 느는 거라고 했다. 숙련의 비결이 약골이라니.

 폼나는 자세를 익히기 전까지 하는 수영을 '힘 수영'이라고 한다. 물 안에서 자유를 찾으려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초보자는 숨 쉬면서 앞으로 가기만도 벅차니 부족한 자세를 힘으로 채운다. 이때, 힘센 사람보다 힘의 한계에 빨리 부딪히는 사람이 먼저 자세를 고쳐보려 애쓰는 거다.

 빈곤한 재능을 빨리 인정하는 사람이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 부쩍 늘었다. 때론 부족함이 기회가 되기도 한다.





* 일기(日气)는 매주 한편씩 헿요일에 올라옵니다.
* 김민기님의 그림은  http://instagram.com/kimminkiki/​ 에서 더 다양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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