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OO를 차릴 거예요."

1년 뒤. "당신은 OO 관련된 일을 하고 있네요."

by 하르엔

그 누구에게도 빌지 마라 신은 여전히 듣고 있지 않으니
투덜대기에
기억을 지운 신의 뜻이 있겠지.
기억이 나면 나는 대로 안 나면 안나는 대로
다 신의 뜻이겠지
넘겨짚기에

-드라마 도깨비



1. 내 탓은 없소이다.


아무리 죽음을 탄원해도 듣지 않는 절대자, 기억의 소멸을 선택하게 만든 절대자. 다들 한 번씩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안 풀릴까 생각해봤던 기억이 있지 않을까? 나는 드라마 명대사를 오감으로 느끼며 인생을 계획하여 항해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죽음을 탄원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세대에겐 사형선고와 같은 나의 취업활동의 어려움을 몰라주기에 탄원했으며, 취업활동에 불합격이 되면 적어도 다 하늘의 뜻이겠지라며 투덜거리고 넘겨짚었다.


취업준비 시절 여윳돈이 없어 바닷가에 있는 카페에서 일을 했었고, 맑은 날엔 잔잔한 바닷가의 여유와 달콤 쌉쌀한 커피를 마시며 취미로 배운 기타를 치며 낭만을 즐기는 삶을 꿈꾸던 시절이었다. 낭만이 큰 만큼 내일을 지키고 싶은 욕심이 커지게 되어 사주풀이를 통해 내일을 알고 싶어 지인의 소개로 유명한 철학관에 발걸음을 하게 됐다.


달콤 쌉쌀한 향이 나는 카페


사주만으로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안경을 쓰시고 환한 미소로 맞이해준 역술 선생님은 생년월일을 풀어서 설명을 해주는데 오행상 물이 부족해 물을 찾아간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바닷가에서 일을 하거나 물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해외출장이 많은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지금 하는 일을 정확히 맞힌 건 아니었지만 그다음 질문이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봤기에 알려줬으며, 카페 창업을 해서 기타 치며 낭만가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 적당히 거래하시죠.


카페에 대한 창업을 꿈꾸다가 더욱 힘들어지는 세상과 타협을 하게 돼 고용불안이 적으며 복지가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돌렸다. 현실과의 타협이 거래가 잘 된 걸까? 문득 돌아보니 취업에 성공했고, 취업이 힘들었던 만큼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래 이 길이구나'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지내면 직장에서 잘 지내고 승진도 하며 승승장구하고 싶어 카페 알바를 할 때 들른 철학관을 2년 만에 다시 방문해 사주를 보게 된다. 결과는 놀랍게도 직업이 바뀌고 물과 관련된 회사를 다니게 될 거라 한다. (직업은 앞서 말했듯 다시 물어봐서 알려줬다.)


여기서 알아둬야 할 건 첫 번째로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맞히진 못했다. 사주와 오행을 얘기해 물을 찾아갈 수 있는 직업을 제시한 거지, 구체적으로 대답해주진 않았다. 두 번째로 미래가 카페 창업에서 직장인으로 바뀌었다. 전에 왔을 때 물과 관련된 일을 하게 창업을 한다고 했지만 취업 후 2년 만에 재방문했을 때는 같은 말씀을 하셨지만 직장에 들어간다고 말씀하셨다.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드라마 도깨비 中-


3. 지금을 보는 중


과거는 모든 게 사진 찍었던 것처럼 선명하고, 일기장에 무엇을 했는지 적은 것처럼 기록됐기에 맞힐 확률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래는 본인의 손으로 현재 시간과 선택이라는 비용을 들여 지금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처럼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손으로 선택할 때마다 바뀌고 만들어진다는 느낌과 깨달음을 잊을 수 없었다.


드라마의 대사를 듣기 전까지는 말로는 이해했기에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보자는 생각이 작심삼일도 못 가 허무하게 끝났던 적이 많았다. 드라마에 잠깐 등장하면서 내 인생에 큰 변환점을 만들어 줬기에 그리고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기에 내 손으로 통제가 가능한 부분과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때는 항상 최선을 넘어 한계를 넘어가야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지게 되었다.


누군가 이런 질문을 나에게 한다면 '당신이 바뀔 것도 이미 정해진 거 아니었을까요?' 나는 대답한다. "정해져 있다면 바꾸면 되는 거고 그러기 싫다면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거지요."


길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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