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럴 때가 있다

적막함 그 속에서

by 명희

텅 빈 방.
창밖에선 비가 조용히 내린다.

어느새 방 안 가득 퍼지는 빗소리.

그 소리 안에, 나 혼자 앉아 있다.

검은 화면 속에 비친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사라지지 않는 이 적막함 속에서

나는 그저 혼자라는 감각에 잠식되고 있다.


아무 이유도 없는데

마음이 묘하게 울적해진다.


가끔은 이렇다. 정말 별일 없는 날에도.

조용한 음악이나,

달달한 드라마 한 장면만으로도

가슴이 묘하게 쿡, 하고 아파온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가끔은 지금처럼 외로울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저만치 멀어져

혼자서 쪼그라드는 밤이 있다.


어떤 외로움은 사람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누구와 함께 있어도
내 안에서 울리는 쓸쓸함은

끝내 내 몫으로 남는다.


그럴 때면,

누군가의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싶어진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조용히 반복해주는 숨결에 기대고 싶어진다.


말없이 감싸 안아주는 온기 하나에
쓸쓸한 마음이 녹아내리는
그런 밤이, 가끔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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