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화해의 편지

너라서 참 좋아

by 명희

예전엔 네가 참 미웠어.

별일 아니어도 잘 울고, 금세 화내고, 아무렇지 않게 날카로워지던 너를 볼 때마다 답답했어.

거울을 보면 늘 한숨이 먼저 나왔고, 남들처럼 똑똑하지도, 특별히 잘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서글펐어.

결정 하나 제대로 못 내리고, 사람들 말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너를 보면서 '왜 넌 늘 이 모양이야?' 속으로 수없이 다그쳤지.

생각은 늘 부정적으로 흐르고, 혼자 상처받고, 또 혼자 무너지는 너를 지켜보는 게 괴로웠어.

그래서 솔직히, 그때 나는 너를 외면하고 싶었어.


그런데 지금은 참 많이 달라졌어.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너지만, 너를 보면 참 대견해.

눈물이 많던 너는 여전히 잘 울지만, 이젠 그만큼 자주 웃기도 하더라.

무너지는 순간에도 스스로를 추스르고,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려는 너를 보면서 예전의 그 작고 흔들리던 아이가 참 많이 자랐구나 싶었어.

생각이 부정으로 가려고 할 때마다

"그래도 괜찮아, 잘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너를 보며, 나는 비로소 너를 인정하게 되었어.

넘어질 수 있는 게 인간이라는 걸, 상처받아도 다시 웃을 수 있는 게 너라는 걸,

지금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이제는 말해주고 싶어.

그 모든 부족함까지 끌어안고,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너를 이제는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아니, 사랑한다고.


그 모든 게 바로 너라서,,,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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