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정말 이상했던 걸까?"

[채식주의자]를 읽고 정신질환에 대해 생각하다.

by 명희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영혜는 정말 이상했던 걸까?" 영혜는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이후에는 자신이 나무가 되었다고 믿는다. 가족과 사회는 그녀를 '이상하다', '미쳤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웠으면 그렇게라도 살아보려 했을까,,, 그녀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너무 오래 이해받지 못한 채 살아온 사람은 아니었을까. 내 생각은 후자에 가깝다.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영혜는 그 모든 것을 묵묵히 감내해야만 했다. 언니처럼 아부하지도 못했고, 남동생처럼 폭력으로 맞서지도 못했던 그녀에게 세상은 얼마나 숨막히고 버거웠을까,,, 영혜와 영혜 언니가 나눈 대화 중에, 나무로 변하기 위해 밥을 먹지 않는 영혜에게 언니가 말한다. "하지만 넌 죽어가고 있잖아." 그러자 영혜가 조용히 되물었다.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그 말에서 나는 묘한 전율을 느꼈다. 처음에는 영혜가 살아남기 위해, 세상과의 접촉을 끊고 '나무'로 변한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대사를 들은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 어쩌면 그녀는 살아남으려 한 게 아니라, 정말로 사라지고 싶었던 건 아닐까.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나무가 되어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를 지우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영혜는 단지 이상한 사람, 정신이 아픈 사람이 아니라, 너무 오래 고통 속에서 방치된 존재로 느껴졌다.


누군가는 말한다. '정신병이 있는 사람은 위험하고, 정상적이지 않다.'고,, 하지만 정신질환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타고난 기질, 유전, 외상, 환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생기는 것이다. 그 누구도 정신질환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것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쌓여버린 고통이 만든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이상하다'는 말은,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편견은 아닐까? 나는 종종 소시오패스나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해왔다. 저들은 그렇게 '태어난 것'일 텐데, 그렇다고 그 사람을 무조건 '악인'이라고만 말해도 되는 걸까? 물론, 누군가에게 해를 끼친 행동은 분명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그들의 '존제 자체'까지 부정당해야 하는 걸까,, 그저 보통 사람들과 다른 감각, 다른 마음의 구조를 가진 것뿐이라면, 우리가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건 아닐까,, 나는 '죄'와 '병'의 경계가 명확하게 나뉘는 게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그 안에 있는 건 아닐까라고 자주 의문을 품는다. 우리는 누군가를 너무 쉽게 '이상하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 '이상함'은, 사실 그 사람의 고통, 외로움, 기질, 그리고 세상이 준 상처가 만들어낸 하나의 몸짓일지도 모른다. [채식주의자]의 영혜처럼, 살기 위해서 선택한 방식이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인 누군가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질문하고 싶다. "이상하다는 말, 그건 정말 이상한 걸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꿈에 레버리지를 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