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쥐 Jul 11. 2023

사랑을 하게 되는 이유

마음에 온기를 더하는 시골쥐의 #텍스트테라피

1983년 태풍으로 인해 폭우가 내리던 날, 한 청년이 액자가계의 처마 밑으로 비를 피했다.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이었던 가난한 청년은, 다 팔지 못한 약품 가방을 품에 안은 채 비가 그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청년의 눈이 가게에 걸려있던 한 그림으로 향했다. 미술에는 까막눈이었지만 왠지 그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진품이 아니라 사진으로 된 모작을, 그마저도 가벼운 주머니 사정 때문에 값을 깎고 깎아서 간신히 구입했다.


얼마뒤 청년은 인사동 화랑에 가서 진품의 가격을 물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 한 채 값은 있어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청년은 언젠가 꼭 그 그림을 사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2010년 6월, 중년이 된 청년은 마침내 그 그림의 진품을 갖게 되었다. 기와집이 아니라 빌딩 한 채 값을 지불해야 했지만, 마침내 30년 만에 아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이 대단한 일을 해낸 청년의 이름은 서울미술관을 설립한 안병광 회장, 그가 갖게 된 그림은 이중섭 화백의 〈황소〉다.




미천했다는 표현이 인색하지 않을 만큼 초라했던 청년을, 한 기업의 회장으로 성장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이루게 했던 그의 열정과 노력은 무엇을 동력으로 지치지 않았던 것일까?


'사랑'이란 이만큼이나 대단하다.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모두 대단하게 만든다.

인간성이 말살된 것 같은 뉴스와 인류애를 상실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사랑이라는 낭만에 마음을 싣게 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이 갖고 있는 힘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은 타인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게 하고, 타인과의 관계에 신뢰가 존재한다고 믿게 하며, 타인을 위해 기꺼이 노력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에 빠진다.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하니까, 여러 대상과 여러 종류의 사랑에 빠진다.


사람은 그렇게 평생 동안

사랑을 찾으며, 하며, 받으며,

그래서 아름다워지며 살아간다.



* 안병광 회장님의 이야기는 뉴스핌 기사를 일부 발췌하여 활용하였습니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20414001144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