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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쥐 Jul 20. 2023

타인의 무례에 익숙해져야 한다.

마음에 온기를 더하는 시골쥐의 #텍스트테라피

어른이 되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있다면, 타인의 무례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를 맺는 세대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어렵다.

인간은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뭐든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나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는 타인의 무례는 어쩌면 관계의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직원을 교육하는 팀에서 일할 때, 강의시간 내내 잠을 자는 사람을 보았다. 꾸벅꾸벅 조는 것도 아니고, 너무 대놓고 엎드려 자길래 쉬는 시간에 찾아가 한마디 했다. 여러 사람이 이 교육을 준비했고 강사님도 어렵게 모셨는데, 최소한 듣는 척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그가 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으로 뻔뻔하게 대답했다.

"나는 이런 교육을 해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안 그래도 바쁜데 억제로 불러다 앉혀 놓고 시간을 뺏는 건 그쪽 아닌가요? 그래서 저는 이 시간을 저를 위해 쓰고 있는 겁니다."


그의 대답에는 오롯이 자신의 기분만 고려되었다. 강의실 안에 있는 누구에 대한 예의도 고려되지 않았다. 강사와 운영진뿐만 아니라 함께 교육을 듣고 있는 동료들까지, 그에게는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타인의 무례란 대개 의도되지 않은 것이다. 자신을 위하려는 생각과 행동이 의도치 않게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이다. 만약, 의도적으로 무례를 범한 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무례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것에는 공격이나 모독이란 단어가 더 어울린다.


그러니까 타인의 무례에 익숙해져야 한다.

옳지 않은 말,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기만 알고 타인은 모르는 사람이다.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너무 많다. 그 많은 사람에게 타인이란 존재를 일일이 알려 줄 수 없기에, 우리는 그 무례에 익숙해져야 한다.


길을 가다 새똥을 맞았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마르고 굳기 전에 닦아버리면 그만이다. '오늘은 운이 좋으려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미 날아가버린 새에게 분노를 쏟아내고, 새똥을 노려보며 두고두고 화를 상기한다면 무엇이 남을까?


물론 순간에는 기분이 나쁘겠지만, 정작 본인은 잘못한 줄도 모를 무례를 내 안에 품고 사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인 일이다. 내 삶의 에너지를 그것에 대한 분노에 쏟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한 일이다.


당신이 타인의 무례에 익숙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들이 자신의 기분을 위해 살 듯, 당신도 당신의 기분을 위해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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