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한 달 살기 거주지역 고르기
제주도는 서울 3배 면적의 넓은 섬이다. 게다가 섬의 중심에 한라산이 있어서 지역별로 기후차가 심하며 바닷가와 중산간 지역의 거주환경이 다르다. 그래서 제주도에 오래 머물 생각이라면 여행목적에 부합하는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더욱 그렇다. 무턱대고 지역을 골랐다가는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제주도에서 불편을 있는 대로 겪으며 살게 될 수도 있다.
제주도는 크게 북쪽의 제주시와 남쪽의 서귀포시로 구분할 수 있으며, 세부적으로 12개 읍, 면으로 나뉜다.
SNS에서 보는 이국적인 풍경의 에메랄드 해변은 주로 제주시에 포함되는 북쪽지역(애월, 한림, 한경, 조천, 구좌)에서 볼 수 있다. 제주시의 해변이 청순한 수채화라면, 서귀포시의 해변은 진한 유화다. 깊고 넓은 대양을 마주하는 광경이 장관이다. 여행 중에 아이와 바다수영, 모래놀이 등을 자주 할 계획이라면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풍경에서 추억을 담을 수 있다.
제주시는 행정구역을 횡으로 이동할 때마다 대략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제주시 → 애월(20분) → 한림(20분) 이런 식이다. 그리고 병원, 특히 소아과는 제주시나 서귀포시에 밀집되어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어리거나 자주 아픈 편이라면 반드시 병원까지의 이동시간을 고려하여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마을에 따라 병원은커녕 약국도 없는 곳이 많고, 그마저도 일찍 문을 닫는 곳이 대부분이므로 꼭! 꼭! 염두해야 할 부분이다.
제주시는 제주도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상권이다. 드림타워와 같은 특급호텔과 편의시설이 많은 것이 장점이지만, 도심 그 자체이므로 제주도만의 감성을 느끼기 어렵다. 제주살이의 참맛을 느끼려면 제주시, 서귀포시가 아니라 읍, 면 단위의 지역을 골라야 한다. 그래야 돌담 있는 집, 제주감성의 마을산책, 가슴 적시는 노을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문명사회의 편리함을 누리며 제주도를 즐기겠다면 제주시, 서귀포시가 최고다.
아이와 함께 제주도에 한달살기를 하겠다면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놀이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제주도에 머물면서 이동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먼저, 박물관 같은 체험/관람 시설은 안덕면과 중문관광단지(서귀포시) 근처에 밀집되어 있다. 안덕면에는 라바 테마파크와 수영장이 있는 신화월드를 비롯해서 뽀로로앤타요 테마파크, 헬로키티 아일랜드, 오설록 티뮤지엄(사진찍기 좋다) 등 체험/관람시설이 많고, 중문관광단지는 전통의 관광중심지인 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
해변이 주 활동지역이 될 것이라면 애월의 곽지, 한림의 협재/금능(붙어있다), 구좌의 김녕, 세화, 하도해변을 추천한다. 다만 주의할 것은, 감성적인 바닷가 마을은 그에 맞는 분위기의 식당과 카페가 많다. 낭만적인 생활환경 일수는 있겠으나, 아이와 함께 가기에는 어려운 곳들이다. 그러므로 바닷가에 사는 것보다 해변과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차량 10~15분 정도)에 숙소를 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것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바닷가와 중산간 마을에 머무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바닷가 마을은 관광지로서 매력도가 높은 대신 아이와 함께 가기에 제한되는 곳이 많고 여행지의 느낌이 강하다. 중산간 마을은 아무래도 여행온 느낌이 덜하고 시골에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각종 작물을 재배하는 밭농사 풍경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본연의 제주가 가진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고 해변가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식당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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