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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어떤 제주에 살 것인가?(하)

바닷가 마을과 중산간 마을 거주 후기

by 시골쥐 Aug 02. 2023

흔히 제주도를 여행할 때, 동쪽은 대자연을 느낄 수 있고 서쪽은 관광요소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동쪽(구좌읍 종달리/15일)과 서쪽(한경면 저지리/30일) 2개 지역에 머물렀다. 한 곳에만 살기에는 45일이라는 기간이 너무 길기도 하고, 지역마다 분위기가 다른 제주도를 모두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달 살기라면 한 곳에 머무는 것도 좋지만, 그 이상일 경우에는 지역을 옮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제주도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1. 동쪽지역 : 구좌읍 종달리(바닷가 마을)

종달리에는 지미봉이라는 오름이 있다. '지미'는 땅끝이라는 뜻이다. 제주도 동쪽 끝의 조용한 바닷가 마을, 그래서 아직도 옛 제주의 감성을 간직한 마을이 종달리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이와 함께 한 달 살기를 하기에는 적합한 지역이 아니다. 마을에서 유명한 카페, 식당, 독립서점은 '고요, 여유, 휴식'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또 마을 내 식당들의 가격대가 높은 편이고 어린아이와 먹을만한 메뉴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이곳은 아이가 있는 가족보다 혼자, 연인, 부부 여행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종달리 마을의 좋은 점은 남북으로 해안관광지가 많다는 것이다. 마을 앞에는 프라이빗한 종달해변이 있고, 북쪽으로 하도, 평대, 세화해변이 15분(자동차) 거리에 있어서 다양한 분위기의 해변을 접할 수 있다. 또 남쪽으로는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아쿠아플라넷이 가깝다(자동차 15분).

생활면에서의 최고 장점은 성산 하나로마트다. 제주도에는 지역마다 하나로마트가 있는데 규모는 모두 제 각각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성산 하나로마트는 그중에서도 아주 큰 편에 속한다. 한달살기를 하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일이 많고, 대부분 숙소 냉장고가 작기 때문에 장을 자주 보게 된다. 식자재가 풍부한 이런 대형마트와 인접해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또 성산에 수협 직판장이 있어서 마트에서도 신선한 해산물과 횟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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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쪽지역 : 한경면 저지리(중산간 마을)

동쪽에서 바닷가에 있었기 때문에 서쪽은 중산간으로 택했다. 저지리는 제주 고유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옛 감성이 남아있는 마을이다. 마을이름이 좀 이상하지만(닥나무가 많아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문화예술인 마을이 있는 곳이다. 화가, 서예가 등 예술가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어서 특유의 분위기와 아름다움이 있다.

저지리 마을에는 아이와 먹을 만한 한/중/양식당이 정말 많고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1인 1만원 내외). 제주도에서 맛집을 검색하면 온통 흑돼지와 갈치조림 뿐인데, 이곳은 선택의 폭이 넒어서 좋았다.

마을이 아기자기해서 걷기가 좋다. 매일 아침 또는 저녁에 아이와 산책을 했는데 제주에 사는 것이 실감나는 시간들이었다. 마을 안쪽에 독립서점, 미술카페가 있어서 자주 들렀다. 특히 미술카페는 아이도 좋아해서 사랑방처럼 다녔다.

마을에 곶자왈 숲이 있고, 생각하는 정원, 방림원 등 유명관광지가 있다. 오설록 티뮤지엄, 신화월드, 우주항공박물관과도 매우 가깝다. 이외에도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박물관이나 금오름, 성이시돌목장 등 아이와 가볼 만한 곳들이 멀지 않다. 한 번에 다 돌아볼 순 없지만 당일치기로 오가기에 부담스러운 거리는 아니다. 주말에는 관광객이 많았다. 마을에 있는 저지오름 때문인데, 높이가 낮고 난이도가 쉬워서 관광코스로 많이 오는 것 같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좁은 마을도로에 관광버스가 가득했다.

아이의 물놀이를 위해 협재해변에 갔고, 아내에게 일몰을 보여주기 위해 신창풍차해안에 갔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는 거리였다. 협재해변에 가는 날에는 꼭 한림에 있는 수협위판장에 들렀다. 회센터에서 안주를 사고 저녁에 한라산 소주를 한 잔씩 했다. 그래서 아이가 바닷가에 가는 날은 나도 신났다. 마을에도 중형마트가 있어서 어지간한 것은 살 수 있었지만, 회센터 때문에 수협마트를 더 많이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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