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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 가끔은 밤에도 놀고 싶으니까

아이를 위한 제주도의 밤

by 시골쥐

제주에는 밤이 빨리 찾아온다. 일찍 문을 닫는 가게가 많고 이른 잠에 드는 집이 많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제주의 밤은 고요가 지배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의 매일 밤을 그렇게 보낼 수는 없다. 아직 지치지 않은 당신의 아이를 위한 제주의 밤을 소개한다.


1. 수목원길 야시장 (제주시 연동 1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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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6~9월) 동안 한라수목원 근처에 야시장이 선다.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예쁜 조명과 각종 푸드트럭이 가득한 시장이다. 비가 오면 운영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재밌어할 만한 놀이거리가 많지는 않다. 기껏해야 금붕어 잡이 정도다(우리 가족은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먹을거리가 굉장히 많고, 조명아래에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먹음직스러운 간식거리, 이색음식 등을 시켜놓고 엄마, 아빠는 생맥주, 아이는 과일 샤베트를 한잔 마시며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즐겁거나 신나진 않아도 따뜻한 추억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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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루나폴 (서귀포시 안덕면 일주서로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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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각공원이었던 곳을 달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로 재개장한 곳이다. 낮에도 운영하지만 밤이 더 아름답다. 야간개장은 저녁 7시부터고 비가 와도 운영한다.

달과 소원을 테마로 Heart, Shine, Rain, Peace 등 6개의 테마가 있다. 테마별로 다른 콘셉트의 조명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다만, 공원이었을 때의 조형물들이 곳곳에 남아있고 음산한 분위기를 주는 음악과 안개연출이 곳곳에 있어서 아이들이 무서워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내내 안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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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창풍차해안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1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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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지 못할 낙조를 보고 싶다면 일몰이 되기 전에 신창풍차해안으로 향해라. 자연과 어우러져 조성된 공원에서 석양을 조명삼아 아이와 걸을 수 있다.

우리 가족은 비가 오지 않는 날이면 꽤 자주 이곳에 갔다. 날씨에 따라, 구름에 따라 매번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번을 가도 질리지 않았다.

풍력발전기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해가 지고 난 후에는 위험할 수 있으니 조금 일찍 가서 충분히 구경한 후에 여유롭게 일몰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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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천백고지 휴게소 (서귀포시 색달동 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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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m에서 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게다가 차를 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힘이 들지도 않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와 밤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계절에 따리 미리 별자리를 공부해 가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담아 컵라면을 호- 호- 불어 먹으며 엄마, 아빠에게 들었던 별자리 이야기, 아이들은 그런 추억을 먹고 자란다.

한라산을 상징하는 동물은 백록, 흰사슴이다. 한라산에서 흰사슴이 물을 마시던 연못이 백록담이다. 그래서 천백고지 휴게소에도 사슴동상이 있다. 아이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줄지 고민이라면 이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지역축제 야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그날은 늦게 까지 놀 수 있었고, 온갖 곳에 맛있는 간식이 널려 있었고, 갖가지 볼거리가 가득했다. 포장마차 의자에 앉아 부모님과 가락국수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뜨끈한 국물 덕분인지 가슴까지 따뜻했다. 아이에게 밤이 주는 추억이란 조금 더 특별하다.


인스타그램에도 놀러오세요:)

감성에세이가 가득한 시골쥐의 위로공간, 어른을 위한 마음쉼터 @seegoa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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