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리 많고 볼거리 많은 제주시장 투어
제주도의 시장은 특별하다. 어류와 해산물, 밭농사 작물이 많아서 먹거리가 풍족하다. 또 오일장에 가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인심이 있다. 우리 가족은 여행지에 가면 시장에 꼭 들르는 편이다. 그 지역을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와 갔던 제주의 시장은 즐겁고, 맛있고, 따뜻했다. 마치 제주처럼.
1. 제주시 민속오일장
제주도에는 총 9곳에서 오일장이 선다. 그중 큰 규모는 제주시 민속오일장과 서귀포 향토오일장이다. 이 두 곳은 아주 큰 장이다. 우리 가족은 한림과 세화오일장에도 가보았는데 소개할 만한 규모가 아니었다. 그래서 제주시 민속오일장을 소개하기로 했다.
공항에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장터에서 열리는 제주시 민속오일장은 2일/7일장이다. 제주도에서 가장 큰 장이기도 하지만 전국단위에서도 꽤 큰 장에 속한다. 점포 수가 1,000여 개가 넘는다(서귀포 향토오일장의 2배 정도 된다고 한다).
오전 9시에 가도 이미 주차장이 만차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오고 볼거리가 많다. 구역마다 야채, 과일, 생선, 먹거리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제주산 작물과 갈치, 귤류, 전통옷(갈옷) 등 없는 것이 없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많고 택배도 가능하다.
90년대의 시장 같은 분위기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먹거리가 정말 많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2. 제주동문재래시장
3일 정도의 짧은 일정으로 제주를 여행할 때, 나와 아내는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주로 제주시에 머물렀다. 낮에는 여행을 하고, 저녁에는 동문야시장에 들러 먹을 것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동문시장은 나에게 그런 추억이 있는 곳이다.
몇 년째 가고 있지만, 갈 때마다 비슷한 느낌이 든다. 먹거리 점포에 신메뉴가 몇 가지 추가되는 정도의 느낌이다. 오일장이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생활식/용품 위주라면, 동문시장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먹을거리, 기념품 위주다. 재래점포가 많지만 주로 발길을 끄는 곳은 신기한 먹거리다.
포장 회부터 흑돼지구이, 분식, 퓨전요리 등등 신기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많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여행지 프리미엄 정도로 생각되는 수준의 가격이다. 예전에는 딱새우 회를 안주로 사거나, 모닥치기(모둠떡볶이)를 먹었는데, 아이와 함께 가니 모두 그림의 떡이 되었다.
3.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제주시에 동문시장이 있다면 서귀포시에는 올레시장이 있다. 거의 똑같은 시장이다. 아마, 시장이름 없이 내부 사진만 찍는다면 어디라고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올레시장이 덜 붐비는 것 같다.
특색 있는 시장은 아니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이만한 곳이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제주시 보다 상권이 덜 발달한 서귀포에서 늦은 시간에 이렇게 다양한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귀한 일이다. 하지만 뭐가 맛있어요?라고 묻는 다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아주 못 먹을 만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엄청 맛있는 것도 없다.
3~4년 전쯤 아내와 한 번 방문하고 이번 여행에서 다시 방문했다. 아이 없이 갔던 곳을 아이와 함께 가게 되는 경험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때 갔던 한라봉 주스집에서 주스를 사 먹었다. 두 잔을 시켰었는데, 이제 세 잔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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