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카이빙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가람 Nov 15. 2017

당시 아빠는 암 4기였고 나는 씹새끼였다

아카이빙



잠시지만 월급 타는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빨아주는 것에 익숙지 않아서

좆같은 것들에는 항상 이를 자주 세웠고

그 덕에 참 여러모로 미움을 많이 받았다

둥글둥글하게 이를 숨기고 혀만 쓰는 법을 잘 몰랐다

사실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거북하고 역겨워서 모르는 척을 꾸준히 했다


사람들은 조금만 우위에 있다 싶으면

어찌나 은근히 빨아달라고 자기를 들이미는지

그런 행동을 서로 요구하고 받아들여야만

정상적 사회인으로 여겨지는 이 나라의 문화 자체가

삽입 없는 섹스파티처럼 느껴졌다

고자 새끼들처럼.. 서로에게 박히지도 않는 겉핥는 소리만 하고 지내는 관계들

공허한 구강성교촌의 수많은 절정들, 그 비린내가 나는 싫었다

뭐 그 냄새가 돈 냄새 비슷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절정 없이도 나는 나름의 현자 타임을 가질 수 있었고

현자로서의 고민 결과 일을 그만두고 책을 쓰러 여기로 왔다

일을 그만둘 당시 아빠는 암 4기였고 그 덕에 나는 스스로에게 씹새끼였다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아빠는 밤에 죽고 싶댔다

그럼 저는요

살아야 하잖아요

무음의 복화술이 늘던 시절


어제 아빠는 낚시를 다녀왔고

나는 1쇄를 다 팔고 재쇄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낀 털 하나 없이 이렇게 또 터널 하나를 지나왔다

내 발에 피가 묻어 있나요?

전 이게 더 편해요. 비위가 약해서..




그냥 잡설들


인스타그램 @seeinmymind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