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편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고
이 노래와 오늘의 날씨와 너무 잘 어울리는 이야기
난 이런 결말이 마음에 들어
예전에 내 친구는 버스를
갈아타지 않아도 학교로 바로 올 수 있는데
좋아하는 여자가 타는 곳에서 같이 버스를 타고 싶어서
매번 가는 길 중간에 그 여자 동네에 내려서
버스를 갈아타고 왔다.
우연히 마주치면 말이라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어디서 우연은 만들어지는 거라는 말을 주워듣고는
자기가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며
그리고 원래 얼굴을 자주 마주치고 다니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된다는 논리를 펼치면서
한 달 조금 안 되는 기간을 그 짓을 하고 다녔는데
말 한번 해보고 싶던 그 여자는 한번 마주치지도 못해보고
허탈하게 들어간 강의실에서 처음 보는 어떤 여자가 말을 걸더니
친절하게 그 버스 거기서 안 내려도 학교로 바로 온다고 말해주더란다.
근데 그 여자 얼굴이 처음 보는 거치곤 늘 보던 사람 같았는데
알고 보니 같은 동네 사는 사람이었고 버스도 간간이 거기서 같이 탔던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몇 주 지나지도 않아서 그 둘이 사귀고 있었다.
친구의 여자친구는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버스 하나 제대로 못 타고 다니는 게
뭔가 허술하고 빈틈 있어 보여서 좋았다고 했다. 귀여워 보였다고.
그리고 그런 남자가 같은 수업을 듣고 있다는 건 인연이라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먼저 말을 걸었다고 했다.
역시 인간은 평지에서는 쉽게 발이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조그만 틈이 있어야 누군가 거기 툭 걸려 넘어지지.
적당한 빈틈과 단점은 사람을 내 품으로 폭 넘어뜨려주는 자기도 모르는 이쁜 매력
어쨌든 인연은 참 신비롭다.
우연을 만들려고 하더니 인연을 만들었다.
자주 스치다 보면 서로 알게 모르게 호감이 생긴다는 이론도 맞았고
우연은 만들어진다는 말도 어느 정도 맞았다.
내 친구는 기적의 논리학자였다.
친구의 여자친구는 끝까지 저런 이유로 내 친구가 중간에 내렸다는 것을 모른 체
즐겁게 연애하다 이별했다. 해피엔딩.
그리고 그 둘은 각자 알아서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해피엔딩.
난 해피엔딩이 좋아.
배경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cktt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