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을 때 편안하다는 것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 ‘ 매일의 생활에서 찾은 작은 발견에 대해서 쓰고 싶다 그것을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즐기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모습 아닐까.
직장인에게 5월이 좋은 이유는 주 4일을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공휴일 덕분일 것 같다. 최근 이어지는 연휴들과 파란 하늘의 봄 날씨에 행복감을 자주 느낄 수 있었다.
5월에는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 좋은 기운을 충전할 수 있었는데, 단순히 여행이 좋았다기보다는 세환과의 편안함에서 깃든 행복이었다.
제주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날, 그 전날 밤부터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었다.
’ 하루만 더 있다 갈까?‘ 아쉬워하며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도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우리는 해맑게 그날의 일정을 계획했다. 비가 오니깐 미술관이랑 카페를 가자! 식당에 앉아 주문을 시키기도 전에 세환의 휴대폰에 문자가 왔다.
결항되었습니다. 아주 단순한 문자 한 통이었다.
직장인인 우리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서울로 돌아가 하루 더 쉬고 출근할 수 있도록 여행을 계획해 놓았지만,
비행기가 결항되고 어린이날을 낀 연휴라 서울로 돌아가는 모든 비행기가 매진이었다.
바깥은 폭풍이 몰아치고, 우리는 회사 걱정에 점심 메뉴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휴대폰만 바라보며 없는 비행기표를 구하려 새로고침 버튼을 누를 뿐이었다.
세환은 복귀하자마자 국내출장 일정이 있었고, 나 역시 갑작스레 회사에 휴가를 내기엔 당황스러웠다.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기에 답이 없어 우선 식당을 나와 공항 근처 카페라도 가볼까 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상황에서 오늘은 영락없이 제주에서 하루 더 머물러야 할 것 같으니 나는 더 좋은 숙소를 예약하기로 했고, 세환은 사업으로 제주에 자주 오가시는 아버님의 도움으로 렌터카를 교체하기로 했다.
세환과 나는 가장 크고 좋은 렌터카로 바꿔 타고선 폭풍우를 뚫고 나이키 신제주점을 향했다. 오늘내일 입을 옷과 양말도 없어 나이키 할인 코너에서 옷을 골라 쇼핑을 하곤 신나게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애월 근처의 발리를 연상시키는 주택식이였는데, 야외에 마련된 자쿠지 반신욕을 즐기면서 피로를 풀고, 우리가 좋아하는 카트라이더 게임을 무한 반복하며 폭풍의 제주 하룻밤을 신나게 보냈다.
생애 첫 비행기 결항을 겪고서 옷도 양말도 없는데 3일 뒤의 비행기 표까지 없던 때에 둘만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던 건 짝꿍과 나 사이에 있을 때 나오는 편안함 덕분이라 고마웠다.
당황하거나 예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서로를 편하게 해주는 것. 그래서 함께 하고 싶다. 서로의 선택을 믿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함께 발견해 가는 행복이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