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러려고 교수가 되었나...

연구도, 강의도, 학생지도도 자신 없어요

박사를 시작하고 마칠 때까지 나란 사람은 하나의 큰 열등감이었다.

박사를 취득한 후에 교수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없었고,

연구원이라는 계약직을 전전하는 것 자체가 불안함 위에 둥둥 떠있는 기분이었다.


프로포절 발표를 하고, IRB심사를 마치고,

예심과 2심, 절차를 하나씩 밟으면서도 '졸업'이라는 축복이 나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리고 기억한다. 종심 때 심사위원 다섯 분들께서 돌아가면서 안아주시고 또 격려의 말씀을 주셨던 순간들을.


당시 학장님께서는

그간의 나의 모습이 다소 우울감에 젖어 있는 것을 읽으셨는지,

따로 불러 말씀도 주셨다.

"순수하게 나를 대접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리고 나에게 걸맞은 자리에 갈 수 있게 된다면

그동안 나에게 드리워진 그늘이 걷힐 것이라고."


당시에 그 말씀이 잘 와닿지 않았지만,

간호학과는 간호교육인증으로 교원확보를 많이 하는 배경으로

어렵지 않게 수도권 전문대학의 교수가 되었고,

가족의 상황에 맞게 한 번의 이직도 하였다.


졸업, 취직, 이직, 이사 모든 일들이 2~3년 안에 이루어졌고,

남편마저 다니던 직장에서 나와 대학교원이 되다 보니

우리 가정에는 큰 변화가 있었던 시간들이다.


아이도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 일 년에 적응 중인데

그동안 다녔던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셈해보니 5군데 정도 옮긴 것 같았다.

아이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하지만, 박사 졸업 후 첫 해에 썼던 계획서가 덜컥 선발되어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도 맡았고,

기존에 참여하였던 모교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다 보니

새로운 강의를 준비할 시간도 모자라고

프로젝트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여 논문을 출간한 여력도 되지 않았다.


요즘 교권에 대한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데,

짧은 교직생활이었으나,

많은 행정업무, 강의준비, 연구에 대한 압박을 견디다 보니

없던 암도 생길 것 같았다.


내려놓으려고,

마음을 다잡아보아도

거의 최하위권인 강의평가를 보고 어떻게 마음을 더 내려놓으며

연구를 하기에도 엄두가 안 나는데

학교일은 쌓여가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 지경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you선생의 자기 계발 영상도 많이 보지만,

내가 더 작아지는 느낌?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

가끔은 되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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