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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바람에도 행복이 가득,

유난히 더웠다.

밤새 뒤척이며 이 방 저 방을 전전했다. 

아침이면 도무지 제대로 잠을 자고 일어난 것인지

다크서클이 내려왔다.


가을만을 기다리면서 하루 또 하루를 견디어내었고,

드디어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그 한줄기가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어제 내의를 입지 않고 얇은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깜빡하고 쟈켓을 안 걸치고 출근을 했다.

추워서 연신 "춥다, 추워"라고 중얼거렸다.


일곱 번째 이사를 위해

새로운 집을 계약했고,

예상치 못하게 우리가 소유한 기존의 집에 누수가 생겼으며,

전셋집을 빼면서 보관이사와 원룸이사, 아이 전학수속을 하고

매수자를 찾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녔고,

누수로 인한 집수리를 하려는데 마침 엘리베이터 교체를 한다고 수리가 차일피일 미뤄졌는데

운이 좋게도 집을 보지 않고 집을 매수하려는 고객이 나타났고,

엘리베이터 교체 시작일이 지연되었고,

임차인의 배려로 수리를 당겨서 할 수 있게 되었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게 

건드리면 쌈닭처럼 예민해져서는

일이 어떻게 되려고 이런담 낙담했는데,


어느덧 모든 일이 결정되고 실행되는 시월의 한 복판에 있다.

도시가스를 해지하고 다시 연결하고, 인터넷 기사를 섭외하고

이삿짐 센터, 아이 학교, 학원 선생님 상담에 인테리어 업체 섭외 등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 판이다. 


유난히도 더웠던 올 여름처럼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일들은
쳐내어도 쳐내어도 줄어들 것 같지 않지만,
찬 바람 한 줄기로 계절은 바뀔 것이고 
우리 가족은 또 일상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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