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해의 막바지다. 이맘때쯤 올해 나는 무엇을 했는가를 돌아보게 된다. 올해에는 코로나가 왔다. 모두를 괴롭히고 있다.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고 느낀다. 어떻게든 살아남는다는 말은 애매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운동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 한 해의 가장 큰 성취는 내가 스스로 운동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나쁘거나 너무 춥거나 아프거나 아주 일정에 쫓기거나 하지 않으면 나가서 달렸다. 오늘은 달리려고 밖에 나갔는데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눈이 많이 오지는 않았다. 소낙눈 속의 달리기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2020년은 내게 운동의 습관이 확립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질병의 시대에 귀중한 성취라고 생각한다.
귀중한 성취가 있었던 반면,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브런치 활동을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이다. 새로 글을 쓰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 기존에 모임에서 썼던 글을 꾸준히 올려보기로 했는데 그마저도 중단되었다. 모닝페이지 글은 기획서를 포함하여 4편을 올리고, 마지막 1편만 올리면 끝이었는데 그걸 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마지막 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 써야 했기 때문이다. 10월부터 마구 바빠졌던 탓도 있겠다.
어찌되었든 모닝페이지에 대한 글을 끝내지 못했다는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이대로 한 해를 보낼 순 없어! 마무리를 하란 말이야! 스스로 이렇게 다그치면서 어떻게든 글을 쓰고 있다.
과연 나는 모닝페이지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좋으니까, 여러분도 한 번 해보세요 라고 권하고 싶은 것일까? 그렇다면 모닝페이지가 좋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어느새 모닝페이지를 썼다 접었다 돌아왔다 한지가 10년 남짓 되었다. 그 10년 동안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얼마나 좋아졌을까? 나는 그것을 아직 증명할 수 없다. 스스로 확신하기도 어렵다. 모닝페이지를 쓴다고 해서 돈을 많이 벌지도 못했고, 유명해지지도 않았고, 꿈을 이루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나는 계속 쓴다. 계속 운동하려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일 것 같다.
나는 꾸준히 운동하면서 조금씩 몸이 건강해지고 있다고 믿는다. 꾸준히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내 마음이 조금씩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도 모닝페이지를 썼고, 오늘도 운동을 했다. 그렇게 살아간다. 이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