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함의 비결: 기타 편

2010년의 책들 1.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2)

by 루빈

어제에 이어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결>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노트 쓰기 외에 알게 된 요령을 정리해 본다.


1)힐티의 행복론 중 일하는 법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연한 의지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책상 앞에 앉아 일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갖는 것이 제일 어렵다. 일단 펜을 잡고 최초의 한 줄을 써 놓으면 일은 쉬워진다. 일을 시작하려면 항상 무엇인가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준비하는 과정이 길어지는데 이것은 일종의 게으름이다. 그럭저럭 핑계를 대다가 더 이상 시간을 미루지 못할 때가 되어 일을 급하게 시작하게 되면 시간 부족이라는 초조감에 빠져 몸까지 불편해진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저절로 재미도 생기고 처음에 구상한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정신없이 일하다가 잠깐 쉴 때에는 일하는 동안 전혀 생각지 못했던 풍부하고 신선한 발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리저리 핑계 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일에 착수하는 것이다.

몸이 좋지 않거나 기분이 나지 않아도 매일 일정한 시간만큼 일에 몰두하라. 정신적 작업은 시작할 때 겨우 그 윤곽이 잡힌다. 그러나 일을 하다보면 서서히 세부가 보이게 되고, 이해가 더욱 깊어진다. 근면은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 그저 쉼없이 일하는 것이 근면한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발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일단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정신을 얻으면 일은 계속하게 된다. 그러다가 잠깐 쉴 때 그간 한 일의 양을 보면 스스로 놀라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저절로 명백해지거나 여러 난점들이 돌연히 해결될 때도 있다. 처음의 발상이 스스로 성장하여 입체적인 모습을 갖고 나타난다.


----- 지치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좀처럼 일에 몰두할 수 없을 때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자고 나를 설득하여 책상 앞에 앉으면서 이 인용문의 첫 문장이 떠오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연한 의지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운동을 하려 할 때,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작하기 힘들거나 귀찮거나 아무튼 잘 되기 힘들 때 떠오름직한 말이다.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몰두할 수 있는 정신을 얻으면 계속하게 된다.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하려는 무언가가 잘 되지 않을 때 어떻게든 시작하고 이어가려 하는 노력 속에 나는 그 무엇인가를 좀 더 잘 하는 사람이 된다.


2) 다빈치와 포앙카레의 시간관리법

다빈치는 포앙카레나 아인슈타인처럼 시간을 구분하여 쓸 줄 알았다. 포앙카레의 경우 하루 두 번에 걸쳐, 즉 아침 두 시간, 오후 두 시간만 수학 연구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인슈타인의 경우, 그가 특허청의 말단 직원인 시절에 그토록 중요한 논문을 쏟아낼 수 있었던 비결에는 그의 삼등분 원칙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업무를 과학 연구, 특허청 일, 가정 일의 세가지로 구분하여 시간을 3등분하여 사용했다.

다빈치의 경우에도 아침에는 과학적 연구를 노트를 들고 다니며 하고, 오후에는 후원자가 주문한 작품을 만드는 일을 하였다. 저녁에는 인체 해부를 하면서 또 다른 탐구의 세계로 넘어갔다.

--- 아직 대놓고 3등분 활용까지는 못하고 있지만 최근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이른바 ‘모닝 로그아웃’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급하게 처리할 일이 없을 때는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을 늦추고 있다.


컴퓨터에서 하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차를 마시면서 모닝페이지를 쓰고, 신문을 보고, 노트를 쓰고, 책을 읽고, 스트레칭을 하거나 하며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에 접속하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늦추는 실험이다.


이게 무슨 실험이지? 라고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는데 나는 원래 모닝페이지를 쓰고 나면 바로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했다(4년 반 동안 이어진 데일리 기사 번역으로 생긴 습관이다).


아침에 에너지를 회복하고 충전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이 실험을 시작했는데 충전된다는 느낌이 들고, ‘모닝 로그아웃 시간이 참 좋다’고 노트에 자주 쓴다.


작가의 글 쓰는 법이나 작업방식에 관심이 많고 그런 책은 종종 접한 편인데 과학자들이 일하거나 노트를 쓰는 방식은 거의 접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처음 읽은 게 벌써 1n년 전인데 아직도 신선하다니..... 이런 점이 내게 다가온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의 엉뚱한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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