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 아닌 완성으로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
생각보다 피곤하고 기가 빨렸다.
애초에 그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도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보다 집에서 화장을 하고 옷을 입었을 때가 더 신났었다.
집에 돌아와 화장을 지우니 허무함이 몰려왔다.
'오늘 뭘 위해서 열심히 화장한 거지?'
그때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오늘 내가 느낀 생각을 말했다.
언니는 가만히 듣다가 나에게 물었다.
"그래도 화장하고 옷 입을 때 기분 좋았던 거 아냐?"
"그랬지."
"그랬음 된 거야. 그 일에 있어 어느 한순간이라도 네가 신난 부분이 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해."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일정 속에서 조금의 행복이라도 느꼈다면,
그 계획은 이미 완성된 것이었다.
'완벽'이 아닌 '완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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