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습은 늘 다르다.
상황에 따라,
만나는 사람에 따라,
오늘의 기분에 따라,
나의 모습은 늘 달라진다.
어쩔 땐 감처럼 단단하게,
어쩔 땐 홍시처럼 물렁하게,
어쩔땐 곶감처럼 졸깃하게,
그렇게 변해진다.
언젠가 일관되지 않은 내 모습에
혼동을 느낀 적도 있다.
'진짜 내 모습은 뭐지?'
그러다 감을 보았다. 그리고 홍시도 곶감도 보았다.
그들의 형태는 완전히 달랐지만 모두 감이었다.
'아, 그렇구나'
늘 변하는 내 모습도 모두 나였다.
그저 다른 맛을 지닌 '나'였다.
내 안엔 감, 홍시, 곶감보다도
무수히 많은 자아와 형태가 존재한다.
그들은 모두 '나'
내 안에 잠겨 있는 '가능성'
그리고 나의 소중한 '인격체'
그러니 더는 놀라지 말자.
그저 나의 새로운 형태가 나왔노라고
기쁘게 받아들이자.
그리고 그 맛을 즐기자.
그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