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인터뷰 13-4] 디자이너의 99% 향기

향이 코에 닿기까지

by 이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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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있나요?

성 : 많은 분들이 수익과 관련 없는 사회 활동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저는 상업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다 보니 결국 수익을 창출해야 돼요. 굳이 사회에 가치 전달한 부분을 꼽자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업하는 과정을 보여준 것이에요. 사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 모르고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잖아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제 스토리를 보여주며, 꿈이 있는 사람은 의지를 가지고 도전하면 해낼 수 있다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준 것 같아요.

그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웃음). 의외의 신선한 답변이네요. 디자인을 하기에 ‘심미적인 요소를 활용한 가치 전달’이라는 고정관념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더 깊은 질문을 하겠습니다. 앞서 디자인이 상업적이라고 했지만 본인이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디자인을 할 때 본인의 철학적 기준과 해당 디자인을 소비하는 사용자들 중 어떤 가치를 우선하여 작업하나요?

성 : 둘 모두 추구해요. 무엇이 우선인지에 대한 부분인 것 같아요. 저 스스로 하고 싶은 디자인이어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고 이후에 시장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요. 디자인은 결국 수익을 창출해내야 하니까. 개인의 만족을 위한 디자인은 예술이 되고 제품 디자인은 결국 물건을 파는 데 사용이 되어야 하죠.

결국 순서의 차이예요. 어떤 회사는 수익을 내기 위한 내용에 맞춰서 디자인을 하고, 저는 ‘이 제품에는 이런 디자인이 어울리겠다. 이런 디자인은 왜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작업을 시작해요. 물론 그런 생각만으로 디자인할 수는 없고 시장성이 있는 지를 동시에 판단하죠.

디자인 아이디어와 시장성이라는 두 조건 중 어떤 요소를 먼저 필터링하는지에서 차이가 나는군요.

성 : 네. 결국 둘 모두 적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워낙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시대입니다. 본인만의 디자인 철학을 갖고 있더라도 트렌드에 따라 휩쓸리는 모습도 발생할 것 같아요.

성 : 저의 디자인 철학은 단순함이에요. 복잡한 것이 싫어요. 시대나 트렌드를 타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해요. 언제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 복잡하거나 트렌드를 따라가는 디자인은 그만큼 주기가 짧아지죠. 시대가 지나고 돌아보면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죠. 단순한 디자인은 어느 시대에나 나름의 멋을 가지고 있어요. 저는 흐름을 따라 디자인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특히 저는 자동차 디자인을 하니까 이 부분에 대해 더 민감해요. 어떤 분들은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디자인 발전이 가장 늦는 분야’라고 이야기해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어요. 생산 개발 주기가 길고, 한 모델 생산에 들어가는 자금도 많으니까. 디자인 트렌드가 쉽게 변하지 않고, 따라서 디자이너들도 모험적인 디자인을 적용하기가 어려워요. 해당 모델이 사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엄청난 타격을 가져오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분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손해가 커요. 보통 자동차 개발 주기가 6년이에요. 신차가 출시됐을 때 디자이너들은 신차가 출시되기 전부터 다음 후속작 모델을 디자인하고 있어요. 보수적일 수밖에 없죠. 저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아서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해요.

모험적인 디자인의 자동차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군요.

성 : 네 맞아요. 독일 자동차 브랜드는 패밀리룩(Family look)이라고 해서 비슷한 디자인만 출시되잖아요. 회사의 재정적인 의사결정은 이해하지만 디자인 분야만 놓고 보면 모험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브랜드를 선호해요.


성원석 디렉터의 미드십 머신 제안 스케치


디자인도 말이나 글과 같이 하나의 소통 수단입니다.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성 : 어렸을 적에 그림을 그리면서 나중에 커서 디자이너가 되면 언제 기분이 좋을까 상상해봤어요. 그중 하나가 사람들이 내가 디자인한 차를 타면서 좋아하는 모습이었어요. 엄청 설렜어요. 하나의 소통 과정인 것 같아요. 디자이너가 작업한 디자인을 사용자가 좋아해 주고 멋지다며 감탄하고, 디자이너는 그 모습을 보며 피드백받아 더 나은 디자인을 추구하는 모습. 이런 의사소통을 계속하고 싶어요.


흔히 디자인에 정답은 없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야 한다고 하죠. 창의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 텐데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본인만의 노력이나 습관이 있나요?

성 : 항상 다르게 생각하려고 해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제품들을 써보고 싶고.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서 선생님들에게 ‘왜 이렇게 하면 안 돼요?’라고 물어보면 ‘공식이 그렇기 때문에 그래. 사람들이 이렇게 풀기 때문에 똑같이 풀어야 돼’라고 하잖아요. 예를 들어 어린아이들이 탑 쌓는 블록 놀이를 할 때 선생님은 어디에 블록을 놓아야 무너지지 않는지 알고 있잖아요. 그래도 아이들이 무너지는 곳에 블록을 놓도록 놔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직접 쌓고서 무너지면 ‘왜 무너지지?’라는 궁금증을 갖게 하는 거죠.


저희 부모님의 교육 방식 중 좋았던 점은 단정 짓지 않았던 모습이에요. ‘네가 원하는 대로 이렇게 저렇게 해봐’라고 하셨거든요. 덕분에 창의력을 키울 수 있었어요. 제가 어떤 아이디어를 말하면 주위 사람들은 처음에 이해하기 어려워해요. 보통 사람들은 익숙함에 대한 선호가 있잖아요.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으면 ‘그거 별로인데’라고 하거든요. 오히려 남들이 잘 모르겠다고 하면 확신이 생겨요. 해보고 싶고.

경험하는 것도 중요해요. 주위 이야기나 기사를 보면 유학을 다녀와서 결과물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을 접해요. 사실 유학의 목적은 공부보다 더 넓은 세상을 보는 데에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해보고. 한국이라는 사회에 있다가 더 큰 세상에 나가면 ‘이 친구는 집에서 이렇게 사는구나. 이 친구는 이런 교육을 받는구나. 이렇게 노는구나’를 직접 보면 제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다르게 만들 수 있잖아요. 많은 경험보다 좋은 게 없다고 봐요.


사업을 하며 부침을 많이 겪었죠. 돈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고민해봤을 것 같아요.

성 : 돈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수단이에요. 돈이 없으면 디자인도 못하죠. 순수 미술이 아닌 디자인을 하면 수익이 있어야 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디자인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를 살펴보면 돈이 되지 않아도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죠. 박물관에도 전시되고. 그러나 소수에 국한돼요. 저 같은 일반적인 디자이너에게는 수익을 창출해야 원하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져요. 그리고 마음이 편해야 원하는 디자인을 할 수 있죠. 돈이 없으면 마음이 힘들잖아요(웃음).


언제 행복함을 느끼나요?

성 : 많아요. 가족들과 있을 때도 행복해요. 예전에 안 좋은 일을 겪었다 보니 어머니, 동생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물론 누구나 느끼는 행복함이겠죠. 디자이너로서 제가 작업한 디자인을 인정받고 성과가 나올 때 행복해요. 다음 디자인을 위한 자신감도 얻을 수 있고. 이번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없으면 자신감이 떨어져요. 다음 디자인을 할 때 걱정도 많이 되고 신경도 더 쓰여요. 저의 스타일대로 디자인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도 있죠.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들이 첫 작업을 성공시키면 다음 작품에서 처음보다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심리적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잃을 것이 없어서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하다가 안정을 추구하는 거죠. 아무리 실력 있는 사람이라도 심리적인 안정감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워요.


인생에서든, 디자인 분야에서든, 사업 분야에서든 존경하는 롤모델이 있나요?

성 : 특이한 사업가들인 것 같아요. 정석적인 엘리트 사업가가 아닌 특이한 사람들 있잖아요. 스티브 잡스 같은. 특히 제가 어릴 적에는 우리나라에 아직 스티브 잡스나 애플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시기였어요. 애플 이야기하면 사과 아니냐고(웃음). 당시 우연히 스티브 잡스 자서전을 읽었는데 위안이 되는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스티브 잡스도 어렸을 때 선생님들이 가장 싫어하는 학생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본인이 관심 없는 과목 시간에는 딴생각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것만 수업시간 내내 생각하고. 저도 수업시간 내내 그림만 그리다가 지적받았던 기억이 떠올라서 위안이 됐어요.



대학을 중퇴한 것도.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중퇴를 한 후 어머니께서 나중에 사정이 괜찮아지면 다시 대학에 들어가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왜 졸업장이 필요한지 잘 몰랐어요. 취업을 하려는 목적이 아니면 필요 없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졸업장이 중요하다 하지만 저는 중요성을 잘 모르겠어요. 스티브 잡스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하고서 중퇴했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겠다고 하면 인생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죠. 반면 제가 다녔던 캐나다, 미국 학교에서는 대학교에 입학하려는 친구가 한 반에 절반도 안됐어요. 대학교 가려는 친구들은 한국 학생 아니면 중국 학생이고. 다른 현지인 친구들에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뭐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본인은 자동차 정비를 좋아하니 정비를 배우겠다고 말해요. 이런 모습과 스티브 잡스 자서전을 보면서 많은 위로를 얻었죠. 아직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자서전에 있는 그 내용들을 다시 보고 나서 작업을 시작해요.


본인처럼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와 같은 콘텐츠가 있나요?

성 : 앞서 말씀드렸던 스티브 잡스 자서전과 함께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오리지널스(Originals)’라는 책을 추천해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라는 내용이에요. 크게 성공한 결과물들 대부분은 남들이 별로라고 했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고,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습관을 길러야 아이디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내용이죠.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면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지고 결국 자본 싸움이 될 뿐이라고. 책을 읽으면서 새로움에 도전하는 용기를 얻는 것 같아요.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는 것뿐이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언제까지 하고 싶은가요?

성 : 지금의 일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 같아요.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어요. 대학교 1, 2학년 때 잠깐 배웠고 그 시기는 기초 중의 기초만 배우기 때문에. 배우는 디자인과 사업적으로 부딪히는 현장의 디자인은 달라요. 우리나라의 홍대나 외국 유명 디자인 대학을 졸업한 분이 자동차 회사에 입사해도 처음 몇 달 동안은 선과 동그라미만 그린다고 하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제가 하고 싶은 심도 있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 실무적으로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장이나 제조사와 어떻게 협력하는지, 디자인으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 배우고 있어요. 많은 것을 배워서 나중에는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궁극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성 :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행복해지는 것이에요. 정말 상상도 못 한 만큼 큰돈을 버는 사람과 비교하면 미약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큰돈을 벌어본 적이 있잖아요. 남들은 그때가 가장 행복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죠. ‘한 달에 3,000만 원 벌면서 더 벌고 싶어?’라고 하셨던 분도 있고. 저에게는 그때만큼 불행했던 적이 없었어요. 금전적으로는 여유가 생겼어도 그만큼 심적으로 쫓기는 일상이었어요. 지금도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이지만 돈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그만큼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오히려 제가 사랑하는 가족과 소소하게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죠.


이제 막 창업을 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성 :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모든 사업이 100% 성공하면 모든 사람들이 창업을 하겠죠. 실제로 실패하는 비율이 훨씬 높죠. 그만한 각오를 하고 시작해야 돼요. 너무 낙관만 하고서 시작하면 실패했을 때 타격이 커져요. 당연히 죽기 살기로 해야 하지만 실패했을 때에도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해요. 실력이 없어서 실패했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상황이 능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니까. 환경이나 운도 많이 작용하죠. 너무 자책하기보다 다시 일어서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번 실패했다고 다음번에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실패했다고 포기하면 성공할 수 있었던 다음 기회를 놓칠 수 있거든요.

한 번에 성공한 이야기보다 실패를 딛고 일어선 이야기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은 성공한 결과만 보고 과정은 못 보더라고요.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있었고, 얼마나 수많은 실패를 했는지. 무엇보다 다시 일어서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라 더 와 닿습니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년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성 :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 대부분의 생각인 것 같은데, 디자인은 예쁘고 멋있는 것이 아니에요. 소비자가 보는 디자인은 예뻐 보일 수 있어요. 생산자인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은 하나의 개념이에요. 창의적인 본인만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알아야지, 예쁘고 멋있고 깔끔하게 보이려고 작업하면 인정받지 못해요. 예쁜 디자인이 최고면 지금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은 지금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거예요. 오히려 밑에서 배우는 디자이너들이 더 예쁘고 멋있게 잘 그리죠. 창의력으로 승부를 보려고 해야지 그림 잘 그리는 능력으로 경쟁하면 안 돼요. 창의력이 뛰어나면서 그림도 잘 그리면 가장 좋죠. 그런데 멋있는 디자인을 하려고 하면 창의적인 콘셉트가 안 나오더라고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의 이 세상에 너무 많아요.


여러 방면에 관심을 두는 것도 필요해요. 자동차 디자인을 하면서도 보석이나 건축 디자인에도 관심을 가졌어요. 실제로 여러 책을 보면서 건축물의 기하학적인 형태를 자동차 디자인에 적용해보기도 하고. 자동차 디자인을 하기 위해 기존의 자동차 디자인을 보면 예전에 있던 것을 복사하는 것 밖에 안 되잖아요. 항상 새로운 분야에서 영감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성원석 디렉터의 제네시스 SUV 가상디자인 작업
성원석 디렉터의 제네시스 G80 가상디자인 작업
성원석 디렉터의 제네시스 G90 가상디자인 작업


마지막 질문입니다. 꿈 달성 여부를 떠나서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현시대 청년들에게는 꿈을 꾸는 것조차 어느새 사치가 되어 버렸죠.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성 : 부모님 역할도 크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꿈을 정해주다시피 가르치는 경우가 많죠. 제가 어렸을 적에 친구들이 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보고서 놀랐어요. 반대로 친구들은 제가 저의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죠. 친구들을 살펴보면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대학교나 전공 역시 본인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과 부모님이 ‘이 대학, 이 전공을 선택하면 취업이 잘 된다더라. 너의 성적에는 이 길이 맞다’는 조언을 듣고 상황에 맞춰서 진로를 선택하다 보니 대학에 가서도 결국 원하는 분야가 아닌 다른 것을 공부하죠. 졸업을 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부모님들이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자녀에게 ‘네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지 왜 부모에게 물어보냐’라고 가르치시면 좋겠어요. 대학 진학에 있어서도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들어가는 것이 옳고, 그래야 열정과 꿈이 생기죠. 타인이 가라는 대로만 살다가 스무 살 넘어서 꿈을 찾고자 하면 잘 될까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본 적이 없는데.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원하는 꿈을 찾아보는 노력을 하고 부모님도 설득시켜 보면 좋겠어요. 매번 ‘네, 네’ 하기보다 더 나은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부모님 말씀에 ‘알겠습니다’라고 해야 착한 아이라고 칭찬받잖아요. 제가 학창 시절을 보냈던 캐나다, 미국에서는 그런 아이들을 오히려 바보라고 생각해요. 자기 의견 표현할 줄 모르는 바보. 어른들 말에 순종하게 만드는 문화가 아이들의 창의력을 죽이는 것 같아요. 자신의 의견을 예의 있게 말하는 게 중요한 건데, 그런 아이들을 무작정 ‘버릇없는 아이. 문제아’라는 꼬리표를 붙이니까. 외국 선생님들은 한국 학생들은 왜 질문을 하지 않는지 의아해해요.


내 꿈과 인생은 내 것이잖아요. 부모님이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죠. 부모님께 ‘저는 이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도전도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부모님 말을 곧이 곧대로 잘 듣는 것만이 효도는 아니라고 봐요. 특히나 꿈에 대해서는 더더욱. 지금은 말을 안 듣는 것처럼 보여도 나중에 결국 꿈을 이루면 부모님께서 더 좋아하실 거잖아요. ‘정말 하고 싶어 했구나’라면서.





처음 봤음에도 끌리는 사물.

어찌 하나의 결과물로 한 사람을 온전히 판단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케블라(Kevlar) 방향제를 통해 성원석 디렉터의 99.99%를 엿볼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디자인 이야기보다 사람, 가족 이야기가 더 많은 내용을 차지했다. 그만큼 성원석 디렉터의 디자인에는 사람이 들어있다는 의미일 테다.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인간이 고려된 디자인이었기에 처음 봤음에도 끌리는 매력을 품고 있지 않았을까.


하루 만에 빚쟁이가 된 상황. 보통 때라면 '너는 실패했어.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취업 준비나 해'라는, 조언을 가장한 비난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상황. 와중에 우문에 현답을 들었다. '사람은 실패할 수 있다. 실패해서 사람 아니던가. 실패를 극복하는 용기도 사람의 능력. 99.99까지 와서 100%를 놓치면 이보다 억울한 상황이 어디 있겠는가.' 옛 인디언의 기우제 성공률은 100%라 하지 않던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드렸기에.


당신은 처음 봤음에도 끌리는 사람인가


성원석 디렉터가 그랬다. 사람을 생각하며 디자인하고 그 안에 99.99를 100으로 만드는 용기를 첨가했다. 비단 디자인에만 적용되는 이야기일까. 과거의 시간들을 되짚어 파헤쳐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현실로 발현된 100% 아니던가. 그림자처럼 도외시된 과거의 시간들을 되짚어 파헤쳐 아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나'의 99.99는 무엇이었나. 가족의, 친구의, 직장 동료의, 사회의, 역사의 99.99는 무엇이었나. 당신은 처음 봤음에도 끌리는 사람인가.



번외 질문들 : 번외라 쓰고 꿀지식이라 읽는다

케블라 방향제에 세 가지 향이 있습니다. 향을 선택한 기준이 궁금해요.

성 : 2년 전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왜 자동차 방향제는 모두 똑같은, 흔한 향 밖에 없을까. 왜 ‘자동차 방향제 향’이라는 냄새를 따로 둘까. 보통 사용하는 향수는 다양한데 자동차 방향제는 흔히 ‘택시 냄새’라는 향이 먼저 떠오르잖아요. 자동차는 몇 천만 원을 들여서 나를 나타내는 수단인데, 향수는 본인의 스타일을 찾으면서 자동차 방향제는 하나의 향 밖에 없잖아요. 향수와 같은 방향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중 제가 자동차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향을 세 가지 선택했어요.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성 : 사실 향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요. 제가 향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었을뿐더러 향수 콘셉트의 방향제라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높았거든요. 향에도 여러 등급이 있더라고요. 보통 사람 피부에 직접 닿지 않는 향은 레어(Rare) 등급 향을 사용해요. 자동차 방향제 같은 거죠. 저는 그 퀄리티에 확신이 없어라고요. 마진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더 좋은 향을 쓰자고 생각해서 사람 피부에 닿아도 무해한 파인(Fine Fragrance) 등급을 쓰기로 했어요. 그러다 보니 반응도 좋아요. 공급 업체 미팅을 가도 향이 좋다는 말을 먼저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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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석 디렉터의 케블라 차량용 방향제는
쉼, 여유, 소소함, 깨끗함을 위한
휘게(Hygge) 셀렉샵 '숄든'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https://goo.gl/nFxo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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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허가를 받아 작성한 게시물이며 본 글의 저작권은 게시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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