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이 있다
지하철에 타기만 하면 자리가 나는 마법!
아침 8시쯤, 저녁 6시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직장인이 부러워하는
바로 그것!
누군가 앞에 서면
귀신처럼
다음 역, 다다음 역에 자리가 비었다
나 진짜 초능력 있다니까?
하면서 지하철에 타면
거짓말처럼 다음 역에 친구를 앉힐 수 있었다
초능력이 있나 봐! 하고 외칠수록
매일같이 능력치가 좋아졌다
게임 캐릭터처럼 무럭무럭 자라나
정확도가 어마어마해졌다
이것은 정말로 마법인가?
힘들고 지칠 때도 그랬다
지하철만 놓쳐도 눈물이 나던 때가 있었다
마음이 구멍이 난 줄도 몰랐을 때
그래도 거슬러보면
수많은 출근길을 앉아서 갈 수 있었다
아침마다 우체통에 누가 넣어두듯이
하루에 하나쯤은
좋은 일이 꼭꼭 있었다
그러니 마법 모자 양반
호그와트로 초대하는 편지를 깜빡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늦깎이 마법학도에게 부엉이를 보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