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뺏찌' 라이프 Intro

국회의사당을 돌아다니며 관찰한 다섯 배지의 이야기

by 밍경 e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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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진은 국회의원을 영감이라 부른다. 기자들끼리는 금배지, 줄여서 배지로 통한다.

속어라 칭하긴 뭐하다. '금배지 단다'는 관용어에서 파생돼 굳어진 말 같다. 하여튼 이 단어는 꼭꼭 힘을 줘서 '뺏찌'라고 불러야 제맛이다. 응용하자면 이런 식.


- 000 뺏찌 단지 얼마나 됐지?(=000 의원은 몇선이지?)

= 이번이 두 번째일걸요?(=재선일걸요?)

- 선거 철에는 뺏찌들 오찬 잘 안 잡지?(=기자들과 점심 밥약속 잘 안 잡지?)

= 요새는 전화해도 잘 안 받아요.



이 배지님들은 언제부터인진 모르지만 단어 자체가 권력과 탐욕의 상징으로 굳어졌다. 국회의원이 욕과 동급의 단어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이제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무언가를 했다, 는 문장의 ㄱ자만 봐도 침을 뱉는다. 한량같이 일 안 하고 놀면서 세금 받아먹고 또 다음 선거만 생각하는 사람들로 생각하는데...


솔직히 맞으면서 틀리다. 300명이나 되는 배지들 사이에는 온갖 인간 군상이 얽혀 있다.

본질적으로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인지라, 권력이 흘러가는 방향을 쫒아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그런 와중에도 어떤 배지는 분명히 대의란 걸 품고 여의도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직도 그런 마음으로 국회의사당에 출근해 일을 한다. 이건 배지들의 이념이나 소속 정당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정리하자면 배지들을 하나같이 "세금 받아처먹는 도둑" 정도로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어떤 배지에겐 저 짧은 문장에 더 많은 욕을 집어넣을 수 없단 게 아깝고, 또 다른 배지의 일상에는 국개의원이란 별명이 붙는게 한없이 안쓰럽다.


그게 짜증나고 안타까워서, 이 참에 국회의사당을 돌아다니며 관찰(?)한 다섯 배지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적어보려 한다.

아직 누구를 쓸지, 전부 결정하진 않았다. 최대한 다른 유형의 삶을 살아가는 배지로 골라 적어보려 한다.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만, 누군지 충분히 짐작 가는 사람도 있을 테다.


긴 글은 읽기도 쓰기도 번거로우니까, 틈틈이 나누어가며,너무 늘어지지 않는 주기로, 짧게짧게, 최대한 스토리스럽게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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