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곁에 누가 있나요?

그 사람을 아나요?

by 세하

한동안 직원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면전에서 떠들어대는 말들과

뒤에서 하는 말들이 같은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물론 그 모든 이야기가 나를 향한 것들이 아니었음에도 인간에 대한 배신감이라는 기억이 소리 없는 트림처럼 올라왔다.


도대체 인간의 이중성은 어디까지일까?

얼마만큼을 알아야 조금은 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웃고 있는 얼굴아래 썩어가는 마음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매장에 해를 끼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 까지도 알게 됐다. 그건 명백한 배신이었다.

우리는 그 악마가 어려울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도왔었고, 뺀질거리는 짓거리를 할 때마다 쓴소리를 하긴 했지만 정작 그녀가 원하는 것을 한 번도 들어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랬던 그녀가 다른 이와의 모의를 통해 뒤통수치기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입으로는 애초에 믿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가슴속에서 들끓는 분노가 쉽게 가시질 않았고 퇴사를 앞에 두고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토악질이 올라왔다.


아무 일도 없는 듯 대하는 말투, 표정, 행동들 모두가 역겨웠다. 남편과 나는 더욱더 치밀하게 뒤통수에 대비했고 그렇게 그녀를 보낸 이후로도 귀찮은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가끔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


남편이 그녀와 통화를 할 때마다 옆에서 들리는 음성 만으로도 찢어발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당신은 대단하다.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그 아이를 대할 수 있어?. “


남편은 좋았던 일도 있었으니까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듯했다.

좋았던 일 많았다.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고,

하지만 나는 사람의 진짜는 마지막에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꾸 속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아 나를 오래도록 괴롭혔다.


하지만 병원에 다닌 후로 그녀와 한번 통화를 한번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웃으면서 말하는 내 모습에 이질감이 느껴졌다.

‘어차피 이제 남이잖아. 지랄하라고 해. 준비는 끝났어’

더 이상 어떤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에 맞게 대처해야 하는 상황판단만이 중요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직원 중 하나는 세상에서 제일 조신한 것처럼 보이는 제자였지만

고객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지금 만나는 남자도 그리고 다른 남자들과의 술자리도 종종 갖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년이란 시간 가까이 곁에 두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내 제자는 그동안 내게 많은 것을 감추고 있었다. 그건 배신감보다는 서운함에 가까웠다.


어느 날은 그녀가 내 앞에서 너무도 태연히 거짓말하는 모습을 봤다.

다른 직원이 뒤통수 치려한다는 것을 알려준 것도 그녀였기에, 더 이상했다.

내 머릿속 '그래도 좋은 아이'라는 생각의 하얀 점들이 조금씩 까맣게 변하고 있었다.

그 점들은 뒤 엉켜서 하나의 선이 되는 듯했다.

'너도 똑같구나, 너도 결국 똑같아.'


휴무를 바꿔가며 늘 매장상황을 고려해 주었던 것도 그녀였다.

그리고 난 그녀의 가정환경이나 남자친구의 문제에 대해 여러 번 함께 고민했고, 그때마다 내게 적어도 반정도는 자신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난 아직도 그녀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도 많았다.

내 뒤통수를 치려고 했던 직원에 대한 아픔보다 조금 더 많이 아팠다.


사람이 사람을 알 수 있을까?

다 알려고 하는 마음은 오만인 것이겠지.


지금은 또 다른 직원 두 명이 들어왔다.

나를 좋아해 주는 느낌이 든다.

나는 또 얼마만큼 믿어야 하고, 얼마만큼 불안해야 하는 것일까.


왜 세상은 마음을 주는 데로만 받을 수 없는 것일까?

마음을 준다는 것은 상처를 준비하는 일과도 다르지 않은것같다는 생각이든다.





이전 23화23. 이럴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