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것
두 달 넘게 약을 먹으면서 변한 게 있다면
초반보다 잠에 쉽게 든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눈 깜빡할 사이에 번뇌는 사라지고
깊은 잠에 빠져들곤 한다.
하지만 아직도 새벽녘 작은 소음에도 뒤척이다 깨어나서 두 눈을 끔뻑거리다가
잠들기도 하고, 어떤 날은 새벽 2시에 깨어나 저녁거리를 주문하고는 다시 잠들었다.
근래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눈이 뻔뜩 떠졌고,
나는 억지로 잠을 청하지 않은 채 일찍 일어나 아침 샤워를 하고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아침 준비를 시작했다.
어느 순간 관심이 사라진 액세서리에 다시 눈을 돌리며
매일 같이 액세서리를 바꿔 차고,
샤워를 하면서 오늘은 뭐 입지?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다.
처음엔 약을 먹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이 천근만근이었는데
점점 몸이 개운해지기 시작했고 기분도 조금 더 가벼워졌다.
다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면
매일같이 꿈을 꾼다는 것.
예지몽을 꾸는 나로서는 달가운일이 아니다.
의사한테도 이야기했지만, 꿈을 꾸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약을 바꾸면서 한 번도 꿈을 꾸지 않은 적은 없었다.
어젯밤 꾼 꿈은 너무 기분이 나빴다.
꿈에서 온 통증이 몸에도 변화를 주기 때문인 것도 있다.
그럼 보통 일어나자마다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축 처지기 마련이었다.
어젯밤 악몽은 남편도 함께 꾼 것 같았다.
뒤척이면서 잠을 설치는데 남편입에서 끙끙 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얼굴을 매만지며 말해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남편은 이내 눈을 떠버렸고 꿈에 대해서 조잘거렸는데,
끝까지 듣다가는 다시 잠들기 힘들 것 같아서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하자고 말해버렸다.
"내일은 까먹는데, 그리고 나 지금 잠 안 오는데."
남편은 작은 소리로 궁시렁 거리면서 등을 돌린 채 엉덩이를 내쪽으로 밀었다.
그런 안아달라는 신호다.
짧은 팔로 남편을 감싸 안았다.
남편은 이내 잠이 들었고,
나는 조금 더 뒤척이다가 다시 잠에 들었다.
어김없이 알람보다 한시간 먼저 눈이 떠졌다.
먼저 일어나 아침 준비를 마치고 남편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당신도 나도 꿈이 좋지 않으니 우리 오늘은 조심하자."
남편 역시도 꿈이 맞을 때가 많았기 때문에 우린 꿈의 기운을 어느 정도 믿고 있다.
오늘은 무사하길,
오늘도 무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