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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화아닌 김세화 Mar 15. 2022

결정적으로 한국을 떠나고 싶었던 계기

사람은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인간관계가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힘든 것 같습니다. 사실 일은 나에게 대가만 제대로 준다면 할 만한 것 같습니다만, 회사도 대학도 하나의 사회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잖아요. 살면서 몰랐던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등 단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만큼 다양한 사람도 많이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처', '기버' 그리고 '테이커'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애덤 그랜트'의 'Give and Take'(기브앤테이크)라는 책이 있는데요. 이 저자는 사람을 저렇게 세 분류로 나누었어요.

그 책을 주욱 읽다 보면 내가 어느 분류의 사람일지 한번 생각하게 된답니다. 저는 사람이 사는데 자기반성과 그리고 자기를 더 알기 위해 노력하면서 앞으로 내 캐릭터가 살아가는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배움이 있고 실천을 한다고 보고요. 저는 생각하고 보면 기버입니다.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내가 그냥 바라는 것 없이 좋은 사람은 잘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에 먼저 주면 그분도 알고 도와주죠. 의미 있는 일과 그런 사람에 보태는 편이고 여기저기 다 먼저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뭔가 먼저 줄 일이 정말 많이 없어요. 줄 일이 왜 없냐고 하면 이제 떠나고 싶었던 계기부터 말해보려고 합니다.


빠르고 결정적이게 심플하게 한국을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난 계기는 성폭행 사건이었어요. 가해자는 굉장히 뻔뻔했고 오히려 내 잘못이라 밀더라고요. 그분은 약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태어나 기절 한번 안 했는데 갑자기 기절했어요. CCTV도 그 부분은 정확하게 보여줬고요. 그런데도 조사도 진행해주지 않고 매우 뻔뻔하게 말을 하더군요. 그런데 사실 그 사람보다 더 싫었던 것은 민중의 지팡이라는 한국 경찰과 내가 소속되어 있던 회사의 태도였습니다. 아직도 트라우마가 있어서 특정 사람만 보면 놀라고 심장이 뛰고 무서운데요. 여자들에게 성 관련 문제로 한국은 정말 살만한 곳이 아닌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정말 미래지향적으로 맞는 방향으로 잘 갔으면 좋겠는데,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았으면 나 같은 피해자도 없어져야 한다는 바람으로 용기내고 신고하면 저런 일이 생깁니다.


회사는 모른 척하고 증인인 분들도 나 몰라라 하고 경찰은 내가 꼬신 거 아니냐고 말하고 증거가 있는데도 저 사람은 자기 잘못 없다는데 진짜냐라고 물어보고 말이죠. 그러면서 미안하다는 말 하나 없고요.

대기업 건설 회사 부서였다가 회사로 재분류된 이곳에서는 이 일로 저에게 과한 업무를 주고 야근을 하게 하려 하면서 급여도 사고가 있어 못 나간 것도 못준다고 하더군요. 또 이것도 결국 자료를 모아 청구해서 증거 제출을 하고 나서야 고용노동부와 접촉해 받았습니다. 한국이라는 이미지는 저한테 그냥 자료와 증거의 나라 같아요.


그렇게 저를 괴롭혔던 분은 회사 자금 부문에 몇 억의 문제로 자살을 선택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처음부터 그분이 팀장으로 오시고 그렇게 일을 할 때 이러면 안 된다고 의견 말했을 때 들었더라면 저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 저는 이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상황을 정말 다시 겪을까 무서웠습니다. 다른 회사 가도 똑같으면 어떡하지 그리고 그냥 사람이 너무 무섭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영원히 한국에서 일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캐나다 취업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한 곳에서 열심히 사는 것보다 내 주변을 내가 찾거나 만드는 것이 좋겠더라고요.


현실을 직관하는 능력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사람을 지켜보면 저 사람에겐 무엇을 줄 수 있고 무엇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고요. 소중한 사람에게는 먼저 시간도 돈도 쓸 수 있지만, 그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므로 앞으로 믿을 사람만 알 수 있는 능력을 더 키울 것입니다. 책은 그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위의 저 책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책들이 다양한 깨달음과 배움을 줬죠. 이 덕분에 캐나다에서는 캐나다라는 다문화와 이민 국가의 환경 탓도 있지만 그렇게 상처받는 일이 많이 없었어요. 


물론... 여전히 꼰대는 있습니다! 영어로는 부머(Boomer)로 쓰였지만 지금은 이제 ggondae로 쓰고 있다네요. K-POP, Mukbang에... ggondae까지 우리나라는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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