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하는 사고 유형-동시와 순차
동시
동시는 한 번에 고려할 것이 여러 개 있는 경우입니다. 우리는 간식을 사먹으려고 제과점에 가서 어느 빵을 고를지 고민하는 짧은 찰나에도 동시 사고를 합니다. 행동까지 옮기는 동시 사고로 출퇴근하는 자투리 시간에 다른 취미 활동을 하는 것도 있습니다. 동시 사고를 풀어헤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교’ 또는 ‘조화’가 나옵니다. 모닝 빵이 좋을지 크림 빵이 좋을지 막연하게 고민하지 않고 맛은 어떨지, 건강엔 어떨지, 칼로리는 어떨지, 가장 최근에 맛본 빵과 비슷한 느낌의 빵은 무엇인지 등을 의식적으로 비교하는 것입니다. 비교는 보통 요소들 간의 공통점, 차이점을 찾아내고 왜 그런지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고 하면 조화는 주어진 상황 아래 요소들 간의 최적안 또는 최적해를 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초반 대립하는 사고 유형을 소개할 때 언급한 집의 평면도 설계 예시가 조화를 고려한 것입니다. 집에 거주할 가족 구성원이 몇 명인지를 생각하면서 거실, 안방, 화장실, 부엌, 현관 등의 위치, 크기, 개수를 결정하는 것이지요.
동시 사고를 키우기 위해 3가지 질문을 해보면 도움 됩니다. 첫 번째는 ‘제약 조건이 무엇이 있는가?’ 입니다. 위 그림에서 집의 외벽, 현관의 위치, ‘발코니는 무조건 있어야 함’ 등이 제약조건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는 ‘가장 필요한 것 또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독립된 공간도 중요하다’와 같은 컨셉을 생각하면 됩니다. 세 번째는 ‘각 요소들 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얼마나 주는가?’입니다. 침실의 개수나 크기에 따라 거실이나 다른 침실의 크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순차
순차는 보통 목적 달성을 위해 순서대로 필요한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서울이 집인 사람이 부산의 친구 집에 가기 위해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 간 뒤 기차를 타고 부산역까지 간 후 다시 지하철을 타고 친구 집 인근 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것을 상상하면 됩니다. 순차 사고는 앞 단계와 뒷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엔 방금 전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경로처럼, 앞이 없으면 뒤가 아예 생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시간의 순서대로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인과관계로 이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밤 11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직장인이 있는데, 전날 과음을 한 상태로 11시에 자서 다음 날 아침 평소와 같은 6시에 일어나느라 매우 고생하고 힘든 상황을 생각하면 됩니다. 인과관계는 역순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망발을 하는 사람을 보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아보니까 유튜브 가짜뉴스에 현혹되어 그 내용을 완전한 사실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란 점을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순차 사고의 가시적 산출물은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프로세스 하나 만으로도 다룰 내용이 많지만 대표 특징 중 하나는 각각의 세부 항목별로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이 있는 것입니다. 이미 많은 조직에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정형화 및 표준화하는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표준화된 업무는 IT 시스템이나 기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실행하는 중입니다.
순차 사고력을 키우는 쉬운 방법은 구글에서 ‘방법론’, ‘Framework’, ‘Methodology’를 입력한 후 이미지 검색을 하는 것입니다. 혼자서 새롭고 획기적인 것을 찾기보다 오래 전부터 축적되어 온 고수들의 노하우를 자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방법만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면 검색으로 나온 이미지의 단어 하나하나를 천천히 정독하면서 그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업무, 활동, 동작, 움직임 등은 무엇인지 한 번 더 상상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를 습관적으로 하다보면 어느 순간 순차 사고에 익숙해져 있을 것입니다.
<프로세스 참고 글>
https://brunch.co.kr/@seigniter/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