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원더마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INA Jan 15. 2021

고마워, 엄마 하게 해 줘서  

1.15.2021

커피가 내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통통통통. 계단 어디쯤 어떻게 내려오고 있을지 그려진다. 키친 카운터 너머로 머리카락이 스쳐 지나가고, 두 팔을 벌려서 안아 달라며 까치발을 세워 서있다. 번쩍 들어서 안아 주니, 귀에다 뽀뽀를 하고, 머리를 어깨에 기댄다. 막 자고 일어난 아이의 온기가 내 가슴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슴과 가슴이 닿는 순간, 가슴이 찌릿찌릿하다. 내가 엄마 니까 너를 들어서 안아준다고 생각했던 나의 오만함이, 온몸으로 나를 꽉 잡아주고 있는 너의 계산되어 있지 않은 사랑에 두 다리에 힘이 풀리는 그런 아침이다.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으니, 발을 까딱 거리며 노래를 부른다. 언제 봐도 귀엽다.


가슴이 몽글몽글하다가 출렁출렁하는 1월 시작이었다. 1월 15일 오늘 아들의 생일이다. 만 5살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저번 주에는 킨더 카든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울컥울컥하다가, 오늘 아침에는 혼자서 옷을 갈아입고, 양말을 꼬물거리며 신는 것에 새삼 감동해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매일 기적을 보여주고, 사랑을 하는 너, 사랑해... 고마워.


고마워, 엄마 하게 해 줘서.



매거진의 이전글 어설픈 위로의 말보단 다크 초콜릿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