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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Mar 14. 2021

나의 안식처에서 만난 회복 성장 거리

2 weeks to go : 하프마라톤 트레이닝 중


케렌시아. 스트레스와 피로로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휴식과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 또는 그러한 공간을 찾는 경향을 의미하며 원래 케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애정, 애착, 귀소본능, 안식처' 등을 뜻하는 말로  투우장에서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을 말한다고 한다. 투우 경기중 소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로 투우사는 케렌시아에 있는 소를 공격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한다고 한다.


Querencia (n. Spanish Origin)
a place from which one's strength is drawn, where one feels at home ;
the place where you are most authentic self.



우연히 이 단어를 만나고 뜻과 의미를 찾아보고 난 후 이 단어가 찰싹 달라붙어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조금은 고단했던 한주를 보내며, 나도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구나 라는 생각에 이 단어를 꼭 잡고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봤다.


매일 지친 몸과 마음을 다시 회복하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여유와 시간 가지고 살아가자, 오늘은 오늘이다 하며 오늘만 살아가고자 하는데, 내가 만난 현실과는 달랐던 한주였다. 조금은 과한 열정으로 시작해서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서 끈기로 마무리를 한 주의 끝에 평정심은 없었다.

짧고 가뿐 숨만 몰아 쉰다.  


In control. 스피드 런 (3.65 km 22분)  수요일 안개가 자욱한 아침을 달리고 시작하면서 절제와 통제되어 있는 달리기에 대해서 생각하며 달렸었다. 절제와 통제 안에 자유로움이 있다. 숨이 찬데 그 들숨과 날숨 사이 기분 좋은 리듬이 있다. 나의 속도와 힘을 자유롭게 조절하면서 나의 페이스대로 잘 달리수 있는 연습을 할 수 있었던 아침이었다. 아침에 그렇게 잘 달리고 시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맘대로 달려지지 않던 내 하루 앞에 넘어질 수밖에 없던 나를 받아들이는 일 그리고 적당한 회복이 해야 했다.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필요가 있다.


조금은 고단했던 한주 끝에, 주말을 시작하려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나만의 케렌시아, 안식처에 들어섰다. 이번 주 많은 말과 생각을 담아냈다. 마음이 단단하게 뭉쳐 있었던 것처럼, 잔뜩 힘을 주고 있던 온몸의 근육들도 단단하게 뭉쳐 있었던 아침이었다. 천천히 달려 나가 본다. 1마일, 2마일 이 지나간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잠시 섰다. 그렇게 서서 긴 호흡으로 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서두르지 않았다. 힘을 주고 달리지 않았다. 달리면서 힘을 더 빼면서 달렸다.  긴 호흡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계속 내뱉어 나가면서 쉬었다 달렸다를 몇 번 반복을 하며 페이스를 찾아가면서 달렸다.



I will say to the Lord,
My refuge and my fortress,
my God, in whom I trust. Psalm 91:2



5마일을 달리고 2마일 남짓 남은 거리부터 1km가 남은 거리까지 돌아오는 길 어디를 얼마나 달려가고 있고,  달려온 시간을 놓쳐 버릴 정도로 아무 생각 없이 달렸다. 무아지경의 흐름에 흠뿍빠져 그렇게 달렸다. 한걸음 한걸음 내려놓다 보니, 오늘도 달리고자 했던 거리를 달렸다.


회복 성장런. Recovery Run.

7 miles 11.26 km 1:02:28


아무리 열심히 달렸어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분명히 있다. 더 빨리, 더 멀리, 더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달렸던 몸과 마음과 성과가 만나지 못했을 때 넘어진다. 남들보다 더 세게 더 힘 있게 더 아프게 넘어질 수도 있다. 그만큼 힘을 꽉 주고 달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열정적이었고, 그만큼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 넘어진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넘어져서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서 달려 나가는 사람들이 좋다. 다시 일어나면 되는 것을 알아버린 사람들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서 또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음번에 넘어질 때는 다르게 좀 덜 아프게 넘어지는 방법을 찾아보면서 말이다. 달리지 않는다면, 안전하게만 달린다면, 넘어질 일 이 없다. 그리고 넘어지고 회복을 하는 법도, 회복을 하면서 이루어지는 성장 도 없을 것이다. 많이 넘어지고, 많이 일어나면서 무한한 성장이 가능하다.


한걸음 한걸음, 스텝 바이 스텝 나만의 스피드와 페이스로 달려 나간 이번 주도 회복과 성장이 가능했던 소중한 과정의 일부인 것이다. 이번 주 내가 달려온 거리 35.4 km, 나의 오늘을 살아온 회복 성장 거리가 보태져서 다음 주로 나아갈 에너지가 생긴다. 오늘도 달리고 시작한다.


©SEINA  March 14, 2021  My Queren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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