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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Apr 25. 2021

엄마, 나 꿈꿨어...

생애의 가장 큰 행복과 기쁨

창밖 너머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은 어두운 새벽이다. 애를 쓰다가, 꿈이었구나 안도하며 일어난 아침 주일이구나 휴우 ~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린다. 애를 쓰던 꿈을 털어 버리듯 머리를 저으며 키친으로 내려가서 커피를 내리며, 엄마한테 전화를 한다. 


엄마한테 전화를 하면 받을 엄마가 있다. 감사할 일이다. 엄마가 살아있고 지금은 건강하시다. 당연한 것 같은데 절대 당연하지 않은 사실이다. 언제라도 변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지금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다만 그것을 놓치고 사는 날들이 많을 뿐이다. 


"엄마" 

"딸, 엄마야~ 일찍 일어났네. 잘 지내고 있었어?" 엄마는 내 전화를 받을 때 항상 똑같이 대답하신다. "딸, 엄마야 ~ 우리 딸 잘 지내고 있었어."  딸이고, 엄마이고 우리 둘 사이 모르지 않는데, 엄마는 엄마라는 것을 강조하시는 듯, 엄마야~라고 시작하신다. 그리고 이어지는 우리 딸, 그냥 딸 아니고 우리 딸.. 


"우리 딸, 무슨 일 있어?" 

"아... 아침에 꿈꿨어... 무서운 꿈은 아니었는데, 한참 애를 쓰는 꿈이어서 전화했어." 

"아직도 크려고 그러나... 왜 그렇게 애를 썼어?" 

"그냥 꿈에서 엄마랑 연락이 안돼서... 어후 너무 애썼어... 그래서, 전화를 했어..." 


엄마한테 전화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수 있는 날은 분명히 온다. 그건 엄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다. 

매일 엄마한테 전화를 한다는 게 그리 힘든 일이 아닐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전화하지 않는다. 

그렇게 애를 쓰다 꿈에서 깼다고 시작을 해서, 요즘 하루하루 지나가던 이야기, 애들 키우는 이야기, 엄마랑 딸 사이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하며 수다를 떨었다. 30분, 한 시간, 한 시간 반이 지나간다.  전화를 끊기 전, 

"엄마 우리 여행 가자, 그때 플로리다 같이 갔을 때도 좋았고, 싱가포르에서도 좋았잖아, 그렇지?"  


내가 이번 주에 책을 하나 읽었는데 제목은 <꽃보다 엄마>야~  엄마랑 여행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 그거 무슨 티브이 프로 재목 갔다. 이순재 할아버지 여행 가던 프로 그거.." "어 맞는데... 그 프로그램 방송 작가님이 쓰신 거야..."  "그래, 가자! 나중은 없어 딸. 뭐든지, 생각날 때,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는 거야. 그냥 하고 보는 거야."  "엄마, 나 엄마 딸 맞네. 일단 가고 보고, 먹고 하고, 하고 보고, 고고고~" 

"그래, 사람이 자신감이 있어야 돼... 너 하고 싶은 거 다해... 엄마가 밀어 줄게. 사람이 뭐든지 하려고 하면, 필요한 것들이 많아. 요즘 일하고 애들 키우느라 바빠도, 너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그렇게 살아. 요즘 좋아하는 글도 쓰잖아. 하고 싶은 거 다해.  그 시간이 정말 금방 가버리더라. 너네 공부시킨 다고 미국에 오던 그때가 엄마 제일 행복했었어. 정신없이 그렇게 너희들 크는 거 볼 때. 너무 좋았어."  


"생애 가장 큰 행복은 아이들을 키울 때 느끼는 기쁨 (JOY) 이야. 지금 제일 좋은 날들이야. 엄마도 너희가 클 때 그렇게 좋았어. 지금도 좋지만, 엄마도 너희가 그렇게 클 때 그렇게 이쁘고 좋았어. 엄마 품에 있었을 때... 너도 지금 좋을 때 하루하루 느끼고 살아. 시간이 정말 빠르다...  " 


JOY...나는 엄마의 기쁨 이었다. 엄마가 하는 말들을 적어 놓고 있다.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어서...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건강이 없어서, 그리고 나중엔 부모가 없어서... 

시간이 있을 때는 돈이 없고, 

돈이 있을 때는 시간이 없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고, 

돈과 시간도 있고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건강이 허락하지 않고, 

돈과 시간도 있고 마음의 여유도 있고 건강한데, 부모가 없을 때는 분명히 온다. 


돈은 잘 쓰기 위해서 버는 것이다. 시간도 잡을 수 없고 만들어 낼 수도 없고 잘 쓰면 되는 것이다. 

지금 해야겠다. 엄마랑 같이할 여행 준비...  


"엄마~ 마미... Where are you?" 엄마, 여기 있어... I am here. 우리 딸도 아들도 일어났다. 

우리딸 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기쁨이들과 아침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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