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作心三日) 마음을 먹은 것이 삼일을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밀가루를 먹지 않겠다고 먹은 마음은 삼일을 지킬 수 있을까? 마음처럼 간사한 것이 없다. 한번 마음먹을 일을 지켜내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 마음먹은 대로 하는 스타일이다. 언제나 호기심에서 모든 행동은 시작된다. 일단 마음을 먹으며, 하고 보는 성격은 나에게 많은 기회와 성공을 허락했다.
오늘 밀가루 끊기로 마음먹은 3일째 되는 날이다. 어제 브런치를 먹으러 나갔다. 화분 안에 빵이 예쁘게 구워져 나왔다. 시솔트 뿌려진 아가베 시럽이 들어간 버터와 함께 나온 따끈한 갓 구운 빵이었다. 3일 전이었다면, 커다랗게 찢어서 버터를 듬뿍 발라서 맛있게 먹었겠지만, 3일 전 먹은 마음 때문에...
왜 우리는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말할까?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마음은 너무 말랑말랑 한데,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하는 걸까? 한글은 오묘하고 아름답다.
생각은 하는 것이고, 마음은 먹는 것이다... 생각을 하고, 마음을 먹었어야지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버터 맛을 보겠다는 구차한 이유로 아주 조그만 빵조각을 집어 들었다. 맛있다. 빵보다는 버터 맛집이네...
정말 맛만 보고 내려놨다. 난 마음먹은 대로 밀가루를 먹지 않겠어...
그리고 두유 카푸치노와 딸기와 호두가 잔뜩 들어간 시금치 샐러드를 시켜서 먹었다.
매일 생각 없이 하던 것을 안하는것은 쉽지 않다. 머리가 생각 없이 실행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고 하는 행동들은 어렵다고 느낀다. 몸이 마음먹은 대로 따라가려면, 생각 없이 행동할 수 있을 때까지 해봐야 하는 것이다.
모든 좋은 습관을 내 몸에 익힐 때 하는 방법을 쓴다. 오늘만 한다. 내일까지도 생각할 필요 없다.
작심삼일도 10번만 하면 30일, 한 달이 된다. 그것도 너무 생각할게 많다.
그냥 쉽게, 오늘만 한다. 오늘만 달리고, 오늘만 하고, 오늘만 살고...
오늘만 밀가루를 끊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