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달린다 : 싱가포르에서 미국까지
아직은 깜깜한 새벽, 해가 뜨기 전 오차드 로드. 어젯밤에 챙겨 놓은 옷을 입고, 뛰어 나간다. 반바지에 반팔.
어두웠는데도 불구하고, 무섭고 두렵지 않았다. 이 새벽에 혼자 뛰어도 안전할 거라는 생각에 무섭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어두워도 괜찮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고 그 믿음은 단단해지고 있었다.
오차드 로드는 조명으로 새벽에도 어둡지 않다. 아직은 조용한 오차드 로드 위를 혼자 달리고 있다.
매일 같은 하루 같지만 다르다. 매일 아침 선택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
늘 무언가를 찾으려고 애를 썼다. 정답이 있는 것처럼. 정해진 답이 있는 것처럼 그것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인생의 정답은 없다. 정해진 답은 없다. 오늘 하루의 앞에는 우리가 할 선택들이 있다. 어떠한 상황에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고, 선택한 것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생각이 별로 없어서 좋다. 그때 좋은 생각을 넣어 준다. 몸으로 달리면서, 마음과 정신이 깨어나길 기다린다. 그러다 보면 정신이 든다. 몸이 좀 무겁게 느껴지는 날에는 오히려 가볍게 짧게 달리고 오자고 내 마음을 설득해서 나간다. 그렇게 달리고 들어 오며 몸과 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기억한다, 달리기를 잘했어.
10월 가을의 하늘이 점점 밝아지더니, 찰나에 해가 떠버린다. 분명 어두운 새벽이었는데...
장갑을 끼고, 긴팔 트레이닝 복에 긴바지를 입고, 뛰어 나간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월요일 아침이다.
천천히 시작한다. 10 키로, 첫 1킬로 페이스는 7'04" 마지막 1킬로 페이스는 5'13"
10킬로 1시간 4분 월요일 아침이 이렇게 시작된다.
언제 어디서든지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본다. 정해진 답은 없다. 오늘 하루의 앞에는 우리가 할 선택들이 있다. 어떠한 상황에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고, 선택한 것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