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시선 16
마을버스를 기다리는데 여덟아홉쯤으로 보이는 어떤 꼬마가 동생을 데리고 씽씽이를 타고 있었다. 동생은 두세 살 되었으려나, 플라스틱의 알록달록한 씽씽이를 아장아장 끈다. 큰 아이는 빨리 타고 싶을 법도 한데 먼저 가지 않고 속도를 맞춰 가다가, 보도블록에 턱이 있으니까 자기 걸 두고 동생의 씽씽이를 들어 편편한 곳으로 옮겨 주더니 다시 나란히 타고 간다.
그사이 마을버스가 오길래 올라타고는 재빨리 뺨을 닦았다. 그리고 내릴 때까지 몇 번 숨을 크게 쉬고 몇 번을 더 닦아야 했다.
이렇게 어른이 버스에서 울기나 하고 미안해.
2014년 4월 어느 날
Seine
2024년 4월 16일, 10년 전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