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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Jun 05. 2020

걸을 때 엉덩이‧사타구니 통증 있다면? 고관절염증상


길을 걷다가 엉덩이와 사타구니 부위가 아프고 욱신거린 적이 있다면 고관절염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골반이 아프다’, ‘사타구니가 아프다’는 등등 통증 부위 표현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고관절(엉덩이 관절) 주변 부위의 통증을 호소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관절이란 골반의 관골구와 대퇴골두 사이에 끼어 있는 관절을 말합니다. 다리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허벅지와 종아리를 포함한 전체 다리를 움직이고 회전하는데 도움을 주는 관절입니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고관절염이라고 하는데 보통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고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마모되어 뼈와 뼈끼리 맞닿아 염증을 유발하는 퇴행성 고관절염이 가장 흔합니다.   


 



고관절의 엄청난 역할


고관절염 환자에게 ‘고관절은 정말 중요한 관절이에요. 통증이 있으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치료받으셔야 합니다’라고 재차 말씀드리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어르신 환자들은 ‘에이, 엉덩이가 뭐 그리 중요해요.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라고 말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고관절은 우리가 길을 걸을 때 자기 몸무게의 3배를, 뛸 때는 자그마치 10배 정도 체중을 지탱하고 그 무게를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고관절이 건강해야 ‘걷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는 것이지,  만일 지금 당장 걷지 못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삶이 어떨 것 같으세요?”


그러면서 절대 증상을 방치하지 말 것을 재차 강조해서 말씀 드립니다. 





고관절염 증상 바로 알기 


고관절염 중에서도 가장 흔한 퇴행성 고관절염의 경우 노화가 본격화되는 중•장년층부터 노년층에 이르는 분들은 다음과 같은 고관절염 증상을 기억하면 신속한 치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고관절 부위에서 삐걱삐걱 뭔가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난 적이 있다

- 걸을 때 때 순간적인 통증으로 다리를 끌거나 절은 적이 있다


- 무심코 양반다리를 하려다 다리 저림과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양반다리 자세를 취하면 고관절이 바깥으로 벌어지면서 염증 부위의 통증을 가중시키고, 환자에 따라 허리와 엉덩이가 뻐근한 느낌을 호소하기도 함)


- 가끔 사타구니와 허벅지 안쪽이 찌릿찌릿한 느낌이 든다

- 걸을 때 느끼는 통증보다 상대적으로 앉거나 누웠을 때 통증이 덜하다 


만일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초기 고관절염 증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빠르게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관절을 중심으로 허리, 다리, 무릎까지 연쇄적으로 통증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관절염 증상, 치료가 중요한 이유 


고관절염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분도 의외로 많아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입장에서 노파심에 한마디 더 덧붙이려 합니다. 


제가 고관절염 환자에게 치료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파장이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퇴행성으로 나타나는 고관절염은 비교적 더디게 증상이 진행되지만, 감염성 고관절염 중에서도 ‘화농성 고관절염’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참고로 화농성 고관절염이란 관절 내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생기고 고름이 차오르면서 관절을 파괴하는 질환으로, 수일 내 관절에 심각한 손상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진행 양상으로 보면 ‘결핵성 고관절염(결핵균으로 고관절 연골이 파괴되는 질환)’도 관절 손상 속도가 매우 빠르며, 류마티스 계통의 고관절염은 그 중간 정도의 진행 속도를 보입니다. 





퇴행성 고관절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긴 하지만, 화농성 고관절염 발생 빈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고관절염 증상이 있다면 먼저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세부적인 진행 양상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관절염을 진단할 때는 일반적으로 X-ray 촬영과 혈액 검사가 기본이지만, 이러한 검사만으로는 불확실하거나 한계가 있으면 골주사 검사(bone scan)나 초음파, MRI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초기에 고관절염 증상의 진행 양상을 파악하고 신속히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관절 손상을 막거나 최소화할 수 있고, 통증을 빠르게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부디 이를 명심하시고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정확한 검사를 먼저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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