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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May 29. 2020

하이힐 포기할 수 없다면? 지간신경종 증상과 치료 방법

“발바닥 앞쪽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지간신경종을 아시나요?”





개성 만점 시대, 요즘은 자신의 매력을 한껏 돋보이게 하는 패션 아이템들이 매우 많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꾸미고 가꾸는 것은 참 멋진 일이지만, 만일 이것이 건강을 해치는 일이라면 한 번쯤 재고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어제 저를 찾아왔던 40대 초반의 환자는 굽이 높은 신발을 즐겨 신는 의류업 종사자였는데, 20대 때부터 하이힐을 신어왔고 키가 작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평상시 집에서 신는 슬리퍼도 7cm가 넘는 신발을 주로 신는 분이었습니다. 





이 환자는 중등도의 발가락 지간신경종을 진단받았음에도 ‘절대 굽 낮은 신발은 신을 수 없다’는 뜻을 강경하게 밝히셨습니다. 의학적인 치료 외에 보조적으로 꼭 지켜야 할 생활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요. 


“선생님, 예뻐지려면 고통을 감수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20년 넘게 굽 높은 신발만 신어서 그런지 낮은 굽을 신으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솔직히 남들 시선이 더 신경 쓰입니다.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잘 치료해주시고 하이힐도 계속 신게 해주세요!”





그야말로 심각하게, 진지하게, 간절하게 말하는 환자 분을 보면서 ‘치료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과 더불어 ‘차선책의 생활 속 대안을 제시하자’는 두 가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환자를 위한 최선의 고민, 지간신경종 치료


지간신경종이란 지간(발가락 사이)을 지나는 신경이 여러 가지 이유로 압박을 받아 과도하게 두꺼워지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2~3번째 혹은 3~4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발생하며 발바닥 앞쪽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간신경종은 대부분 전문의의 이학적 검사(시진, 촉진, 타진, 청진 등에 의해 환자의 이상 유무를 조사하는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 초음파나 근전도, MRI 검사 등을 하게 됩니다. 





잠시 지간신경종 진단에 대해 이야기하면, 초음파 검사 시 지간신경종이 보이지만 환자가 특별한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도 절반에 가깝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지간신경종이라면 다른 족부 질환의 가능성을 살펴보기도 하고, 주변 조직과의 유착이나 신경종의 크기 등을 더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지간신경종은 약물 치료와 교정용 인솔(의료용 깔창) 등을 활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등을 먼저 시행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스테로이드 주사(병변 내 국소 주사)는 몇 가지 재고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소위 ‘드라마틱한 효과’라는 표현을 쓰는데, 말 그대로 빠른 시간 내 즉각적으로 증상 호전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스테로이드 성분의 부작용(주사 맞은 부위가 하얗게 되는 탈색 증상이나 지방의 위축, 피부의 얇아짐 등) 위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절대 남용되어서도 안되며 주사를 맞는 주기도 3개월 이상 일정 간격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체외충격파(ESWT) 치료나 교정치료, 도수치료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이러한 치료는 어느 하나를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병행/보완하면서 치료가 이루어져 통증을 경감하고 증상을 호전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지간신경종 비수술 치료 방법으로 고려하는 것이 신경치료입니다. 


크기가 큰 지간신경종은 발바닥 앞쪽 통증이 매우 극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중등도 이상이라고 판단되면 신경종 절제술 등 신경종을 제거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신경종 제거 과정에서 주변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어서, 최근에는 신경종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고 유착을 없애는 감압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간신경종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하므로,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와 진단 후 그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면, 앞서 언급한 환자처럼 ‘하이힐을 포기할 수 없는 분’은 (*사실 지간신경종 환자들은 낮은 굽과 발 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치료와 더불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지만) 차선책으로 ‘슬기로운 하이힐 신는 법’을 대안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 하이힐을 신되 발에 하중이 오랜 시간 집중되지 않도록 중간중간 앉아서 쉬어주기

둘. 휴식 시간에라도 잠시 하이힐을 벗고 발을 편하게 하기

셋. 짬이 날 때마다 발바닥 앞쪽을 중심으로 발 스트레칭을 하기

넷. 일과가 끝나면 따뜻한 물로 족욕 하며 부드럽게 발 마사지 하기


이 네 가지를 꼭 실천하셔서 ‘건강한 하이힐 신기’를 생활화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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