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서 규칙적인 진동이 일었다.
아이의 척추와 엉덩이가 위치한 오른쪽 배에서
1-2초 간격으로 뚝, 뚝.
아이는 딸꾹질을 30번은 족히 했다. 가녀린 등이 애처롭게 들썩인다.
불면증 때문일까, 몸이 바람을 너무 쐐서일까.
하루가 다르게 배가 불러와도
마냥 내 배라고만 생각했지
아이가 사는 집을 품었다고 하기에
여태껏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그런 집이 될 만큼
품 있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배짱도, 뱃심도 없는 심약한 내가
아이를 가지다니
괜한 짓을 한 게 아닐까.
내 몸 속의 일이지만 개입할 수 없고
이 작은 생명체가 알아서 괜찮아지기만을 바라는
무기력한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아, 내게 진정 자식이 생겼다는게
드디어 절실히 느껴지는 것이다.
배를,
아니 아이의 작은 등을 그저 어루만졌다.
'차라리 내가 딸꾹질을 했으면 좋겠어.'
어디서 많이 듣던 말
나의 엄마의 음성
그 말
딸꾹질처럼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