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를 안고
지하철을 탄다
표정 없는 사람들에게 아이가 한 눈 팔 때를 틈타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니
헐떡이던 마음이 식고
목적지도 묻지 않고
어디엔가 데려다주는
지하철의 무심함이
차라리
살아있는 것들의
말보다 반갑다
내 인생도 순행하는 걸까
어디에 가야 하고
언제 잠깐 멈출 수 있을까
한 번쯤은 내 힘 없이
하루쯤은 열렬히 달리지 않고도
어딘가 만족스러운 곳에 도착해있고 싶다
하루만이라도
앞 날을 모르겠는 것에서 내려
살아있음이
노력의 전부이고 싶은
어제와
오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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