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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지구 Jun 30. 2019

지하철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를 안고

지하철을 탄다


표정 없는 사람들에게 아이가 한 눈 팔 때를 틈타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니


헐떡이던 마음이 식고


목적지도 묻지 않고

어디엔가 데려다주는  

지하철의 무심함이


차라리

살아있는 것들의

말보다 반갑다


내 인생도 순행하는 걸까


어디에 가야 하고

언제 잠깐 멈출 수 있을까


한 번쯤은 내 힘 없이


하루쯤은 열렬히 달리지 않고도


어딘가 만족스러운 곳에 도착해있고 싶다


하루만이라도

앞 날을 모르겠는 것에서 내려



살아있음이

노력의 전부이고 싶은


어제와

오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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