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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벨의 일상: 나의 콤플렉스를 바라보는 자세


   삼일작심이라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글쓰기 주제가 던져졌다. ‘ 나의 콤플렉스를 바라보는 자세' 이다. 

콤플렉스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가 다른 사람에 비하여 뒤떨어졌다거나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만성적인 감정 또는 의식을 말한다고 한다. 사전적 의미로 보면 헤벨의 콤플렉스는 아마도 외모면에서는 '작은키' 라고 생각한다. 


나의 남편을 평생의 반려자로 선택한 이유들 중  가장 큰 비중은 아마도 180센티가 넘는 키때문일 것이다. 

헤벨의 키는 작다. 152센티를 간신히 넘긴 키이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학교에서 나의 자리는 항상 선생님 책상 앞이었다. 수업에 열정을 보이는 선생님들의 침세례는 항상 나의 몫이 되었다. 앞에 앉고 싶지 않았지만 키 순서로 자리가 정해지다 보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은 자신의 키 작은 설움은 아시는지 키순서대로 자리를 앉히지 않았다. 성적순으로 앉히셨다. 1등부터 앞자리였다. 학창시절의 마지막 학년의 나의 자리는 맨 뒷자리에서 두 번째 칸이었다. 앞자리를 벗어나게 해주신 고등학교 3학년 선생님께 그 시절에는 몹시도 감사해했던 기억이 있다. 


     ' 작은 키' 로 인해 취업에서 아픈 고배를 마신 경험이 다수 있은 후,  헤벨이  선택한 최종적인 직업으로 가정환경, 학력, 혹은 외모 등을 보지 않는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하였다. 

이런 나의 콤플렉스인 ‘작은 키’로 나라는 사람이 전체로 평가받지 않기 위해 헤벨은 나의 다른 면들이 뛰어난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학력 칸도 채우고 영어공부도, 노래도, 춤, 운동 도 조금씩  모든 면에서 나보다 윗 공기에 살고 있는 키크신 분들보다 더 뛰어나야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스페인 거리의 악사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헤벨은  ‘작은키’가 크게 신경쓰여지지 않았다.  외면보다는 내면의 중요성을 알게된 싯점부터 인듯 하다.  헤벨의 외모보다는 나의 내면과 내 존재 자체를 그대로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나의 ‘작은 키’는 나를 평가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았다. 

    ‘ 작은 키’의 단점을 그대로 수용하고 ‘작은키’의 특징인  ‘아담함’,  ‘귀여움’을 어필 할 수 있는 나만의 개성있는 패션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2주 전에 현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직장후배, 동료들이 송별식을 해주었다. 

직장 후배, 동료들이 헤벨 하면 생각나는 단어들을 적었주었는데 


‘ 패셔니스타’ ‘ 귀여운 패셔니스타’ ‘ 스타일리쉬하다’ ‘ 패션감각이 남다르시다’ ‘자신만의 확실한 패션 센스’ ‘ 멋진 스타일’,  ‘프리티 우먼’ 단어들이 나열되었다.  마지막 인사라서 좋은 말들을 써주신 것 같기도 하다. 

   백화점에서 사본 옷이 거의 없고,  시장에서 사입은 옷들을 나만의 ‘작은 키’에 맞추어 입다보니 ‘ 헤벨만의 독특한 패션감각’이 만들어진 것 같다. 


   직장후배가 헤벨에게 한 마디 덧붙여준다. 

“ 작은 키를 가진 모델들이 없는데 선배님은 나중에 키 작은 실버모델이 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라는 말에 “ 그런말 말아요. 내가 모델로 걸어다니면 다들 웃을걸” 이라고 말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기분이 꽤 좋았다. 키작은 모델도 세상에 필요한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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