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듯싶다.
글을 쓰고 싶어서 매일 조금이라도 글을 쓰고자 브런치를 시작했다. 그런데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이유로 글을 쓰지 않은지 두달이 지나버렸다.
핑계라고 할 수 있겠다. 몸이 아팠다. 교만하게 너무 황당한 실수로 눈을 다쳤다. 눈이 다치니 머리도 아프고, 모든 사물이 명료해지지 않았다.
평소에 세상을 온전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그 순간이 감사한 일인지 눈을 다쳐보고 난 후에야 절실하게 느끼고 또 느낀다.
세상을 명료하게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일이며, 아파보니 나 자신의 오만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김범준 저)라는 글에서 나오는 문구들로 간단하게 나 자신을 바라보고자 한다.
-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 -
영화 <아바타>는 재미만큼이나 그 철학적 깊이도 상당하다. 영화가 지향하는 인류의 생존 기반인 자연을 훼손해선 안된다는 생태적 메시지도 아름답다. 그러나 그 영화 속 “ I see you” 란 대사에 김범준 작가는 마음을 빼앗겼다고 한다. 이 대사는 주인공이 외계종족과의 사이에서 이해 혹은 포용의 징표로 사용된 일종의 인사말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향한 외계 종족의 인사말은 “ 나는 당신을 봅니다”라는 말이었고 우리에게는 별의미도 없는 이 말과 행동이 영화 속에서 묵직한 화두로서 영화 전체를 이끌고 있다. 영화감독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대사 “ I see you” 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 나는 당신을 봅니다."라는 말은 단순한 지각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상대방에 대한 이해, 존경, 인정 등 다양한 뉘앙스가 함축된 것이라고 한다. ” 바람봄“의 힘은 위대하다. 바라볼 때 비로소 상대가 존재할 수 있게 되나지 않을까 싶다. 바라보지 않는 것은 상대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출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김범준 저)
나는 눈이 아프고 나서야 누군가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함을 느낀다. 아바타 영화의 외계종족과 주인공이 나눈 인사말 ” 나는 당신을 봅니다. “라는 대사는 현재 나의 상황에서 보면 누군가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누군가를 그저 바라만 볼 수만 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불교에서는 눈부처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누군가를 사랑을 가지고 바라볼 때 나의 모습이 상대방의 눈동자에 보이는 것이 눈부처라고 들었다. 이처럼 누군가를 존경과 사랑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바라봄의 힘은 대단하다.
딸아이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해서 밤늦게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했다.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하니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이 총알배송, 택배물품을 한가득 손에 들고 탄다. 내 손에는 아이스크림 한가득 든 봉지가, 누군가의 손에는 생계를 이어갈 택배물품이 한가득. 나의 손이 부끄러워 봉지를 뒤로 숨겨본다.
오랜만에 쓰는 글을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나의 삶의 상황과 건강을 하나님께 기도해 본다.